어제 제사를 끝내고 돌아와 자야지 하고 누운 시간이 세시,,,
여섯시 알람이 울릴때 정말 힘겹게 눈을 떳다 그리고 소파에
누워 이십분쯤 엉기적 거리다 샤워를 하고 출근준비를 했다.
오늘 하루종일 비몽사몽 흐릿한 정신으로 보냈다.
다행히 일이 제법 많아서 졸진 않았지만 명쾌한 정신상태는
영 불가능했다. 속 또한 별로 편치 않았고,,,
너무 많이 먹었다. 저녁을 감자탕으로 걸지게 먹고나서 새벽
제사 뒤끝의 상차림에 송편이며 이것저것 먹다보니 과식이었다.
그리고 오늘 하루종일 화장실 들락날락,,,ㅋㅋㅋ
시댁,,,
제천가는 길은 이제 막 단풍이 시작되는 산천이었다.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과 간혹 보이는 이른 추수를 한 비어있는 논
맑고 청명한 가을 하늘이 그대로 차를 달려 여행이라도 떠나고픈
마음이 들게 하였다. 아주 오랜만에 신랑과의 드라이브,,, 그것도
괜찮았다. 서로 바쁜 일상에 대화가 부족한 우리였는데 모처럼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도 되었고 난 어쩐지 약간 들뜬듯한
목소리가 되었다. 며느리들이 대부분 부담스러워 하는 시댁가는
길만 아니었다면 더 좋았으련만,,,ㅋㅋㅋ
올핸 어쩌다보니 바다한번 못보고 두 계절을 보냈단 이야기를 했다.
시퍼런 바다 하얀 포말의 그 멋진 파도 그리고 속깊은 앙금까지
다 겉어가는 바닷바람이 그립긴 나도 신랑도 마찬가지 였나보다.
한번 시간을 내보자,,, 바다 봐야지,,,란 말로 끝맺음을 했지만,,,,
모음 제사로 첫제사가 된다.
그래선지 큰집의 아주버님도 오시고 대전의 조카딸 내외도 오고
집안이 북적이는 모습을 보고 우리 큰아주버님 행복해 연실 웃으신다.
아이들 크는것도 보고,,, 부영이 딸은 아기때 보고 이번에 보게되었는데
어느새 초등학교 삼학년 이란다. 제 아빠의 선하고 큰 눈망울을 닮고
제 엄마의 차분한 입매를 닮고 부모가 다 훌쩍 커서인지 뽀얀 피부에
큰 키 그리고 길게 웨이브한 머리에서 숙녀티가 났다. 세상에,,,,
난 매양 그대로인듯 느꼈는데 이젠 진짜 할머니가 되었다. 작은 할머니
소리도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다. 큰조카의 아들 상혁인 어느새
고등학생이 되었고 어릴적과 많이 달라진 모습에서 어머나 정씨구나~ㅎ
하는 생각을 했다. 준영이와 비슷하게 보였다. 어릴적엔 외탁해선지
별로 닮아보이지 않았는데 청소년이 되어선 외모가 비슷하게 정씨의
그 특유의 모습들이 보인다.
큰집의 형님은 허리 디스크 수술을 하셨단다. 그래서 아주버님 혼자만
오셨는데 늘씬하고 미인이신 형님이 지금은 앉는것도 불편하고 많이
고생을 하신다는데,,, 찾아뵙지도 못하고 그냥 올라오게 되어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쌍문동 형님댁의 승준인 올 십이월 십삼일로 결혼날을
잡았단 소식도 들었고 고모부는 지금 태백인가 어느 산골에서 공부를
하고 계신다는 소식도 들었다. 미국 형님댁도 편안하단 소식,,, 하나의
아이를 작은형님이 보고 계신다는 소식에 어느덧 우리들은 이렇게
나이를 먹고 할머니가 되는구나 하는 세월의 빠름이 깊게 와 닿는 그런
하루였다 어젠,,,,
이렇게 가을이 깊어가고 겨울이 되면 또 한살 나이를 먹고 내 아이들은
훌쩍 커가고 곁을 떠날 준비를 하겠지 쓸쓸하단 생각이 든다.
살아보니 이렇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릴적 젊을적엔 어떤 인생을
살것인지 참 많은 상상을 했었는데 살아보니 별 특별한것 없이 이렇구나
싶은 생각에 많이 쓸쓸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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