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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스크랩] 과함보단 부족함이,,,

by 동숙 2015.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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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안하게 아들에겐 뭐든 쉽게 넘어가는게 있었다.

막내라 그럴까?

아님 어릴적 큰 수술로 인해 미안한 엄마로서의 내 마음의 표현이었을까?

 

딸램에겐 늘 명확하고 무서운 엄마였을텐데 아들에겐 늘 편안한 엄마였을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자라고 성인이 되고,,,

 

딸아인 자라며 친구같은 아이가 되어줬고 뭐든 제 스스로 깊게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줘 간혹 내가

살뜰하게 챙겨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을 느끼게 한다.

가르치지 않아도 어른 공경하고 주변의 친인척까지 살뜰 챙기는 마음 착한 아이여서 결혼을 시켜

내 품을 떠나보낸다는게 지금 생각해도 아깝고 또 대견하다.

 

어린 나이에 낳고 키우며 제대로 사랑 표현조차 아끼며 대충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어느새

영악스럽진 않으나 지혜로운 처자로 자라있었다.

 

 

아들애는 제법 나이들어 어렵게 가지고 태어나 목숨을 담보하는 큰 수술까지 해야했어서

마음이 늘 아픈 아이였기에 첫아이와 다르게 최선을 다해 사랑도 주고 온 마음을 다해 키웠었다.

 

그런데 아마도 내 사랑이 너무 과했던지 자라며 사춘기를 겪으며 성인이 되어가며 제멋대로의 생각

행동이 눈에 많이 거슬렸다.

성격좋다는 주위의 칭찬을 어느땐 이녀석이 이용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얼렁뚱땅 넘어가려 하는

경향이 많이 보였고 제탓보다 남탓을 하는 모습도 간혹 눈에 보였다.

 

 

마음을 다시 독하게 먹었다.

자주 내어줬던 차키도 빼앗고 주던 용돈도 끊고 하다못해 핸폰 요금도 네가 내라며 끊어버렸다.

처음엔 내게 엄청 서운한 감정을 표현하며 문자로 신랄하게 싸움도 했다.

 

내가 내민 전법은,,,

너 성인이라며~ 성인이 그렇게 쉽게 되는것 같으냐?

성인이니 네 용돈등등 모두 벌어서 쓰고 여의치 않으면 쓰지말아~~

그것 꼬우면 걍 나가서 너 하고픈대로 하면서 살아 이 짜식아~!!!

 

우습게도 아들넘은 나를 닮은 성품이었다.

나 역시도 자존심이 조금 상하면 손해를 보는것 뻔히 알면서도 굽히지를 못하는데 이녀석도 딱

그렇다 무척 자존심이 상했는지 두달 핸폰이 밀리고 정지연락이 오고 그래도 내게 말을 안한다.

가끔 그런 녀석을 보며 또 약해지는 마음이 슬쩍 머리를 내밀기도 했었다.

앞으로 잘할께 함서 애교한번 떨면 나는 못이기는척 또 요금을 내주고 용돈도 주며 독했던 마음이

슬쩍 누그러 들었을지도 모르는데 이녀석은 도통 그러지 않는다. 그런 녀석이 나쁜것은 날 닮았구나

싶은 마음에 서운하기도 했다.

 

세달째 접어들며 저도 안되겠던지 알바자리를 찾아 일을 한다.

 

역시나 첫 인상이 좋은 이녀석 한 열흘 일하더니 그쪽 사장님의 큰 배려로 핸폰요금을 미리 선불받아

내는 제 타고난 기질을 발휘했다,,,, 헐~

출퇴근 때문에 저녁 집에 돌아와 차를 가져가는데 기름값을 달라는 소리도 하지 않는다. 

대신 제가 기름넣고 차를 쓰니 낮에 내가 산에라도 가거나 해서 떨어진 게이지를 체크하며 되려 잔소리가

늘어진다 자기가 기름 채워놨는데 어딜 그렇게 다니냐고,,,ㅋㅋ

잔소리 늘어놓는 쪼잔스런 넘이 되었다.

 

 

벌어보니 그게 얼마나 힘든지 남의돈(부모)을 쓸땐 흥청망청 쓰고 외박도 자주 하더니

제가 벌어 쓰니까 아끼는것도 달라지고 밖의잠이 확 줄어들었다.

 

우선 두달은 쉬는날 없이 풀 알바를 해야만 그동안의 허황된 상황을 정리하고 여유자금이 생긴다나?

이제 한달째 하고 있는데 피곤할텐데도 군소리없이 한다.

어제 조금 일찍 끝내고 들어와 오랜만에 이야길 나눴는데 하는말이 마치 우리 주부들 한달 가계부 걱정

하는것처럼 한숨을 푹푹 내쉬며 이달엔 벌어서 남는것이 없단다.

 

옆에서 한소리 툭 했다.

 

너 엄마한테 미리 땅겨간것 얼마인줄 알지?

이십만원이다 그것 이달에 값아 꼭~!!!

 

그것까지 다 계산했단다.

다음달은 열심 일하면 고스란히 저축하고 그 다음부턴 평일에만 알바를 하고 주말엔 쉴 예정이란다.

너무 힘든데 저지른게 있어서 한달은 꼼짝없이 해야한다고 한다.

 

참,,, 희안하다.

내 나름으로 부족하게 키웠다 생각한 딸애는 지금으로선 부족함이 없는 아이로 자라났고

내 나름 사랑 듬뿍 줘 키웠다 자부했던 아들애는 지금 보니 부족함이 참 많이도 보인다.

 

사랑,,, 그것은 어쩌면 과함보다 조금 부족함이 맞는것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어디 사랑 그뿐이랴 세상의 모든 배려는 과함보다 살짝 부족이 더 괜찮다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다.

 

 

내 아들넘은 저와의 이 전쟁이 참 아픈것을 지금 알고 있을까?

나는 과연 자라며 부모님과의 전쟁이 그분들의 아픔인것을 알았을까?

자식,,, 그것 참 애물이로다~ㅋ

 

 

 

출처 : 64용들모여라~~
글쓴이 : 사랑초(동숙)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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