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콩국수 한그릇,,,

by 동숙 2015. 7. 7.
728x90

 

 

늦은 점심으로 콩국수를 시켜 먹었다.

울 엄니는 농사지으신 콩을 불려 비리지 않게 삶아내 콩물을 만들어 여름 내내 이용하셨다.

입이 짧고 까다로우신 아버지때문에 여름이면 부지런히 고소한 콩물을 만드셨다.

 

나는 콩물을 먹을줄만 알지 직접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은 못한다.

잘못 삶으면 비리기도 하고 손이 많이가나 공은 그닥 표나지도 않는 음식이라 그럴까?

 

아무튼,,,

동네 중국집에서 배달한 콩국수를 한수저 떠 먹으며 이것은 제대로 만든 콩국수가 아니구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올들어 두번째 콩국수를 주문해 먹었는데 첫집은 가격이 칠천원이었다.

왜 이리 비싸요 했더니 퇴촌의 중국집중 직접 콩국을 만들어 판매하는곳은 자기네 뿐이라 한다.

약간 거칠게 갈아진 콩국은 구수하고 아주 맛났었다.

 

오늘 그집이 쉬는날이라 하기에 또 다른집에서 주문을 해봤다.

이집은 가격이 육천원이란다 보기엔 참 맛나 보이더만 한입 떠 먹어보니 첫집과 차이가 너무 심하다.

텁텁하고 미숫가루맛이 강하고 암튼 영 거시기 했다.

투덜대며 다시는 이집서 시키면 안되겠다 라는 이야길 신랑과 나눴다.

 

배가 부르니 그제야 내 입이 참 요망스럽기도 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내가 생각해도 간을 제대로 맞추지 못할때가 종종 있다.

식사준비를 하며 내입에 싱거워 소금을 더 넣으면 나중 가족들은 좀 짜네 했었다.

나이드니 입맛도 변하는지 희안하게 간을 못 맞추겠네 라고 가족들에겐 변명아닌 변명을 했었는데

그때 든 생각이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손맛이었다.

 

처음 결혼해 시댁에 갔을때 고들배기나 깻잎, 무말랭이 장아찌등을 담궈 주셨었는데 너무 감칠맛이

나는 반찬이라 아껴서 먹었었다. 스물둘 초년주부가 뭔들 제대로 했겠는가,,,ㅎ

몇년이 지나고 나도 제대로 손맛이 들어 제법 잘 만드는 반찬으로 우리가족은 외식을 하지 않는

가장을 가져야 했었다 그때 참 원망도 많이 했었다 신랑을,,,

 

내 손맛에 길들여져 그런지 시어머님의 반찬이 점점 맛이 없어졌다.

늘 짜서 먹을수가 없을 정도였었다.

어머님께 왜 이렇게 짜요 하고 여쭈니 늙어 그런가 간맞춤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셨었다. 그렇게

어머님의 손맛과 이별을 하고 늘 내손으로 만들어 식탁에 올려야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이제 나도 늙는가 간을 맞추지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간혹 들때 서글픈 생각이 들며

돌아가신 시어머님도 어쩌면 많이 서운하셨겠다 라는 생각이 뒤늦게 떠올랐다. 

늘 후회는 늦나보다.

 

내가 음식을 만들때는 간을 제대로 하지 못하겠더니 남의 음식의 간은 귀신처럼 집어낸다.

이 무슨 요망한 입맛인가,,,ㅋ

나도 이렇게 점점 나이들어가며 내가 그토록 싫어하고 경계하던 주책맞은 중년의 여편네가 되어가는가

싶어서 또 한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그닥 맛없는것을 아깝단 이유로 끝까지 먹고 이렇게 속이 더부룩하니 불편한 이시간,,,

정신 차리자 아줌마~~~!!!

'오늘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뒷산에 올라,,,  (0) 2015.10.15
멀리서 찾아온 현자를 만나고서,,,  (0) 2015.08.30
[스크랩] 과함보단 부족함이,,,  (0) 2015.07.06
마음이 뒤숭숭하다.  (0) 2015.06.11
바람과 함께 해협산 산행을 했다.  (0) 2015.05.13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