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요사이 출근길 행복했었다.
기온이 떨어지며 뽀얗게 피어나는 강안개 때문에,,,,
누렇게 고개숙인 들판 때문에,,,
알록 달록 옷을 갈아입는 작은 산들 때문에,,,
바쁜 와중이지만 그래도 순간 순간 느껴지는 가을이 날 무척이나 행복하게 해줬다.
얼마전 울 회사의 차장님이 어디선가 고양이 두마리를 데려오셨다.
형제인데,,,, 꼭 쌍둥이 처럼 보이는 귀연 녀석들,,,
코끝이 핑크색이고 꼬리를 살짝 다쳐 울집 하쿠의 꼬리처럼 되어버린 녀석의 이름은 아롱이
똑같이 생겼는데 코끝에 얼룩이 있고 멀쩡한 긴 꼬리를 가지고 있는 녀석의 이름은 다롱이
난 또 요 두녀석 때문에 낮에도 가끔 행복하단다.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한번 들여다보고 밥먹으로 가며 먹고 오며 수시로 이애들과 눈 맞추고 있단다.
우습게도 냥이들은 저 이뻐하는걸 귀신처럼 안단다.
뭐든 잘 먹고 잘 뛰고 그 연약한 입에서 야옹~~~ 하고 여린 울음소리 낼때면 난 그만 자지러진다....ㅋ
점점 날은 추워지는데,,,,
원래 냥이들은 추운거 참 싫어하는데 울집 냥이 하쿠는 늘 햇볕에 나가 늘어져 있더구만
이 두 어린 냥이들은 겨울을 어찌 보낼꼬 싶어서 살짝 가슴이 아리다.
내 계획엔 이번 토욜 퇴근하며 이애들을 데려올 생각이었다.
데려와 깨끗이 목욕시키고 울집 하쿠랑 잘 지내는지 두고 보았다가 웬만하믄 내 새끼들로 입양을 할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 여릿한 몸매와 야옹소리 폴짝 뛰는 모습이 자꾸 눈에 삼삼하니 왔다 갔다 한다.
그러니 내 어찌 편히 깊은 잠을 자겠는고,,,,ㅎㅎㅎ
비라도 오면 아롱이 다롱이 추울텐데,,,, 하는 마음에 자꾸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오늘 퇴근길 아홉시 이십칠분에 울 빌라 가인엄마의 전화를 받았다.
우리집의 바로 아랫층에 사는 나랑 동갑나기 엄마의 슬픈 소식에 난 운전중임에도 큰 충격을 받았다.
그집이 이사오며 나랑 동갑이라고 하기에 어찌나 좋아했는지,,,,
그런데 아랫층 엄마는 조금 낯가림을 하는지 어쩌다 마주칠때면 그냥 수줍은 미소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었다. 내가 전업주부였다면 아마도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을텐데,,,
어떤 슬픈일이 있었던걸까?
얼마나 큰 아픔이 있었던걸까?
아들만 셋을 두고 신랑까지 온통 남정네 천지인 그 집에 달랑 혼자 여자인데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엇그제 주차장 차에서 약을 먹었단다.
신랑이 유리창을 깨고 병원으로 옮겼는데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단다.
내일 빌라 식구들이 문상을 간다고 어쨌으면 좋겠냐고 묻는 삼층 가인엄마의 말에 난 가야지 꼭,,,, 했다.
별로 대화를 나눠보지도 못했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아프고 온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안쓰러운지,,,
휴우,,,,
얘들아,,,
오랜만에 들려 이런 이야길 해서 미안하다.
이런 이야길 해도 되는걸까? 하고 조금 고민을 했다.
그런데,,,, 걍,,,, 이 어깨를 짖누르는 피곤함에도 난 오늘밤 쉬이 잠들지 못할듯해서 이렇게라도
조금 무거움을 풀어보는데,,,,,ㅜㅜ
우리,,,,
어떠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잘 살아보자.
영리하고 독하고 질기게,,,,
그러다 봄 좋은 일도 오겠지,,,, 그치?
동진이의 이번달 모임 이야긴 원시기 한테 들었다.
그런데,,,, 우린 이번주 다음주 토욜도 여섯시까지 근무한다. 평일엔 아홉시,,,,ㅜㅜ
도저히 이번달엔 참석이 어려울것 같고 다음달 십일월을 기약해야하겠다.
보고싶다.
내 이 뭐라 말하기도 어려운 심정을 그나마 너희들 친구들이 있어 위안이 되는거 아니?
사랑한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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