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시쯤 걸려온 전화,,,
" 뭐하니~~"
" 걍 놀고있다~~~ 무시기? "
" 심심해서,,, 남한산성에나 갈까 하고 "
" 가라~ 누가 말리니? "
" 야~~!! 있자나 칼국수 사줄께 놀아줘~~~ "
" 에띠,,, 나 오늘 할일 엄청 많은데,,, 옷정리도 해야하구 청소기도 세탁도,,,"
" 칫,,, "
뭐 이딴 자슥이 다 있노? 또 삐지는겨? 우띠 매일 일 시켜먹음서 모처럼 쉬는 일욜에도
놀아달라니 아우띠 짜증 지대로다,,,,ㅡㅡ;; 요건 속마음,,,,ㅋㅋㅋ
" 알았다 알았어~~~ 그럼 어디서 볼까? "
" 내가 니네집으로 갈께 기둘려 얼렁 씻고 간다~~~"
결국 늘어지게 늦잠을 자고 정리도 못한 난 머리감고 청바지에 티셔츠 하나 걸쳐입고
아들넘 살살 꼬여서 허락을 받아내고 덜렁덜렁 밖으로 나가니 샐샐 웃으며 차 시동켜놓고
앉아있는 웬쑤 덩어리,,, 크하핫~
남한산성으로 올라갔다.
산들하니 바람 불어오고 꼬시던 원식이의 말처럼 햇빛은 죽이는 휴일 오후였다.
산 꼭대기에 있는 길포에서 돼지껍대기와 동동주 한잔을 마시니 우와 세상이 다 내것 같았다.
부모도 몰라본다는 낮술에 취해서 희희대는 날 억지로 끌고 내려오던 원식이는 속이 비어서
더 취하나보다 아침은 먹었니 하고 묻는다.
물론 당근 안먹었지,,,,ㅡㅡ;;
늦잠자고 막 일어난 시간에 전화를 해놓고는 웬 아침?
그럼 뒤늦었지만 속도 채우자며 국밥집으로 이끈다.
국밥집 가는 길목에 술취한 내눈에도 아주 이쁜 풍경이 눈에 확 들어온다.
길가에 베고니아 화분을 조르르 내놓은 식당.
소담스런 세상에서 내가 제일 이뻐하는 소국들이 놓여있고 분홍빛이 고운 부겐베리아 화분도 놓였다.
주섬 가방에서 디카를 꺼내 사람들이 뭐라 하거나 말거나 두장 찍었다.
너무 이쁜 풍경,,,,^^
뚝배기에서 보글 끓고있는 순대국밥을 한그릇씩 나눠먹고 주차장으로 오는길,,,
작은 시냇물가에 잘라논 나뭇단을 타고 올라간 담쟁이도 붉게 물들어 운치 있었다.
뭣하는 식당인지,,,,
쌓아논 나뭇단을 보아하니 바베큐집?
항아리와 나뭇단 그리고 담쟁이가 참 가을스러워 쪼그리고 앉아 또 한장~
주차장의 나무들도 노랗게 때론 붉게 물들어간다.
햇빛은 가을답게 따가운데 옷깃을 파고 드는 바람은 적당히 서늘하다.
이길을 걸으면서도 사진을 찍으면서도 난 동동주에 취해 흐느적 헤롱거리며 웃어댔다.
원식인 많이 쪽팔렸을거다.
하지만 자업자득,,,
집에 있는 날 왜 꼬여내고 낮술을 먹이나 원~~~~ㅋㅋㅋ
이집은 순대국밥집,,,,
사진좀 고만 찍어 하는 이친구 하지만 내가 또 누구인가~
말 디따 안듣는 나자노,,,ㅋㅋㅋ
요거다,,,,ㅋ
산위 길가의 포장마차? 아니다 트럭에서 급조된 동동주와 돼지 껍대기 무침~
맛은 기막혔다 쫄깃하니 고소하고 달달한 양파의 씹히는 맛까지,,,
게다가 시원한 동동주는 정말 끝내줬다.
하지만 역시 낮술은 마시면 안된다.
금방 취한다. 마시고 일어서는데 다리가 후들거린다. 웃음도 실실 나온다.
우리 부모님이 옆에 계시지 않아서 엄청나게 다행이었다.
못알아보고 꼬장 피울뻔 했다.
다섯시 조금 넘어 집에 돌아왔다.
잔뜩 어질러진 집안을 보며 한숨이 나오지만 그래도 나름 즐거운 하루였다.
흐미,,,, 언제 다 치우고 정리하나,,,,ㅜㅜ
원식아~!!!
담주 토욜 네 부름을 다담주로 미루면 어떨까?
단풍은 그때가 훨 아름다울테고 그리고 찬주도 명숙이도 그땐 약속이 있다니
참 명래도 와이프 생일이라고 참석하기 힘들다고 했다면서,,, 홍열이랑 잘 이야길 해보고
다담주로 미뤄보면 어떨까 하는 마음인데,,,,
기왕이면 맹수기 꼭 왔음 좋겠다.
찬주도 그렇고 명래도 그렇고 기왕이면 좀더 많은 친구들이 모였음 좋겠네,,,,
내 생각이 그렇다는거야~ㅎㅎㅎ
함 잘 생각해봐 알았지?
오늘 고마웠다,,,,^^
( 속마음 = 문디 머시마 주부들은 일욜에 할일이 얼마나 많은줄 알오? 담에 도 일욜
갑자기 부름 국물도 없다 알긋냐?~~~~)
'오늘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촌에서의 하루,,, (0) | 2008.10.18 |
---|---|
많이 힘들구나,,,, 하소연을 다 하다니... (0) | 2008.10.14 |
가을 드라이브 (0) | 2008.10.12 |
부쩍 추워졌다 보일러를 틀었네,,, (0) | 2008.10.10 |
살아보니 이렇구나,,, (0) | 2008.10.0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