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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신랑은 왜 사골이 싫을까?

by 동숙 2011.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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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그렇고,,,,

하늘은 감질나게 비님을 내려주신다.

 

한여름 소나기처럼 후드득 퍼붓다 금방 멈추고 언제 그랬냐는듯 햇님이 고개를 내밀다

다시 또 컴컴해지며 후드득 그렇게 비오시는 하루였다.

 

어렵게 이번 일본발주의 일차분을 출고하고 그동안 미뤄왔던 워커힐 면세점과 티엠의 발주를

맞춰내고 한숨 돌리나 했더니 일본의 이차분의 선적 날짜가 정해졌다.

유월 육일,,, 우선은 한숨부터 나온다.

일차분도 그랬지만 이차분의 납품수량은 만만치 않은 분량인데 지금 인원으로 과연 해낼수

있을까 걱정부터 앞서고 한숨부터 나오는것은 그저 나만의 조바심일까?

부장님은 해내자고 직원들을 다독인다.

그래,,, 해내지뭐~ㅋ

까짓 언제 우리가 넉넉한 출고날짜를 가지고 일을 해본적이 있었던가 눈코 뜰새없이 하다보면

놀토 반납하고 야근도 하고 정 뭣하면 일욜 특근까지 하다보면 해내겠지 뭐,,, 이렇게 생각이

드는것은 어긋장인가? 아님 자신감인가?

 

요즘 퇴근하며 생각했었다.

나이도 한살 두살 들어가며 체력이 딸린다 느낄때 많았고 이번의 감기도 꽤 오래 달고 사는것이

맘에 걸려 길어진 하루의 밝은시간을 활용해보자 마음먹었다.

퇴근하며 생태공원 2킬로를 두세바퀴쯤 돌아오면 훨 도움이 되겠다 싶어 차에 체육복과 운동화를

싣고 다니자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운동도 하고 먹는것도 신경써서 올해는 체력보강에 힘써보자

했었다.  그런 마음으로 우족도 사다 푹 고아놓고 가족들도 먹이고 나도 먹고 그랬다. 

어제도 그랬지만 오늘도 비님이 도와주지 않았지만 그래도 생태공원에 차를 잠시 세웠었다.

디카 꺼내 비오는 연못풍경도 몇장 찍고 우산속에 쪼그리고 앉아 비오시는 풍경을 잠시 바라보다

돌아왔다.  마음이 차분 가라앉고 평화로워 지는 그 순간이 참 좋았다.

 

우족이야기가 나와서 시작하는 이야기,,,

나 어릴적엔 우리집 연탄화덕엔 늘 곰탕 들통이 얹어져 있었다.

그때의 밥상은 늘 사골곰탕과 대파 썰은것 소금 그리고 두가지의 김치였다.

왜 그렇게 싫었었는지,,,  다양한 반찬을 해주지 않는 엄마도 원망스러웠고 밥먹는것이 고역이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 곰탕의 덕을 우리 형제들은 톡톡히 보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자라면서도 감기같은 흔한 병치레조차 없었고 단신인 두분 부모님을 생각하면 동생들의 그 세대로

보면 큰 키도 곰탕덕이 아닐까 생각한다.  뼈가 튼튼해선지 치아또한 튼튼해서 치과 신세는 그닥

져보지 않았던것도 곰탕덕이 아니었을까,,,,,ㅎ

사십여년쯤 전의 시절엔 사골을 사다 곰탕을 늘 끓인다는게 경제적으로도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겠다 라는 생각이 든것도 내가 주부가 되어 살림을 살아보고 난 후의 깨닳음이다.

 

결혼전엔 늘 먹던 음식이었는데 결혼초반 신랑에게 사골을 고아준적이 있었다.

신랑은 딱 한번만 먹고는 입에 대지 않았다 그후론 자연스레 곰탕과 멀어졌고 가끔 먹고싶은 생각이

들땐 설렁탕이나 도가니탕을 사먹는걸로 대신했었다.

작년부터 부쩍 체력이 딸린다 싶어 영양제도 챙겨먹고 그랬는데 오십이 가까운 나이가 되어 그런지

쉽게 회복되진 않는것 같아 아이들도 먹일겸 큰 마음먹고 우족과 사태를 십만원어치 사왔다.

시골에서 키운 누런 황소의 우족을 친구덕분에 구할수있어 흐믓했는데 끓여놓고 나니 뽀얗게 잘

우러나는 국물을 보니 더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번에도 역시 신랑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그대신 아이들은 너무 좋아한다.  아들은 매일 줘도 좋다고 할 정도이다.  뽀얀국물에 밥 한사발

말아 김치얹어 맛있게 먹고는 엄마 땀까지 쭉 나오네 하며 이마를 제쳐보이는 아들은 외탁을 한걸까? 신랑도 참 희안한 식성이다 그런다.

살살 달래봐도 대답만 하고는 입에 대지 않는 신랑을 보며 미워라 한다,,,ㅋ

어쨌든 잘먹는 애들과 소금넣고 대파넣어 한대접 후후 불어가며 마시고 나면 나또한 땀이 나는걸

느끼니 올여름은 좀 수월하게 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오늘 빗물이 고인 땅에 노랗게 송화가루가 고여있는걸 보니 이젠 산에 올라가기가 좀 두려워진다.

아직 취나물은 제대로 해다놓지 못했는데 벌써 송화가루가 날리니 큰일이다.

울 부장님 내일은 좀 일찍 끝내주신다 하니 오늘 비에 씻겨내렸을 송화가루를 피해 내일은 금사리

산엘 올라가봐야겠다 해마다 늘 포기까지 질 정도로 튼실한 취나물을 해왔던 그곳을 둘러봐야지

곧 있으면 은희가 들어올텐데 맛있는 산나물 해준다고 했던 약속을 지켜야지,,,,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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