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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유월 끝자락의 두물머리

by 동숙 2017.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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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파서 몸이 아픈걸까?

아니면 몸이 아파서 마음이 아픈걸까?


한주를 꼬박 아팠다.

워낙 튼튼이라서 자주 아프지는 않지만 그래선지 한번 아프면 된통 앓게 된다.

지난주는 내내 그랬다.


얼마나 서럽던지,,,

또 얼마나 덧없던지,,,

산다는게 의미없는 고행이다 싶었었다.

지나고 나면, 돌이켜 보면 그렇게 무너지는 나에게 헛웃음만 나오는 지금이지만 그때는 그랬었다.


주말 컨디션이 어느정도 회복되고 나니 어딘가 걷고 싶었고 보고 싶었다.

그러나 온 국민이 그렇게 염원하던 비님 나리시더라.

오늘 오전에도 오시더니 정오 무렵엔 눈부신 햇님이 촉촉한 대지를 더 생생하게 만드셨다.

그래서,,, 나섰다.


휴일이면 팔당댐 위를 지나 금방 갔을텐데 월요일 인지라 조금 밑 팔당대교를 건너 두물머리로 갔다.

아침 비님도 오셨고 게다가 월요일이니 좀 한적하겠지 라는 생각은 나만의 생각~ㅋ

사람들이 꽤 많았다.


오던 길가에 걸려있던 프랭카드엔 지금 연꽃축제를 한다기에 세미원으로 가볼까 살짝 고민을 했는데

다리위에서 바라본 세미원은 초록의 연잎만 일렁이고 고운 연꽃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두물머리로,,,




그렇구나 원추리의 계절이었다.

아니 좀 늦었지?

그러나 강가엔 왕원추리 주황빛 꽃이 탐스럽게 피어있어서 반가웠다.





두물머리쪽 연밭엔 이제 막 연꽃들이 하나둘 피어나기 시작한다.

그 숫자가 손가락으로 헤아릴 정도이니 조금 더 지나야만 세미원의 그 장관인 연꽃을 보겠지 싶었다.












도촬~ㅋ

이거 맞들임 안되는데,,,

가끔 아주 귀여운 아가, 너무 사이가 좋아보이는 노부부, 사랑이 뚝뚝 떨어지는 연인들을 보면 정말 가끔은

도촬이 하고 싶어진다.

물론 그분들의 초상권이 있으니 정면으로 누군지 알아보게 담지는 못하지만 요렇게~ 담아보는 재미도 꿀맛.






갑자기 나온길이라 물을 준비 못했다.

상점가 끝집의 카페에서 스포츠 음료를 사는데 멋쟁이 냥이가~

눈뽀뽀도 해주기에 가까이 다가가 손을 내미니 슬쩍 옆으로 피하는 시크한 녀석

에메렐드빛 눈으로 먼곳을 바라보다가 무심한듯 한번씩 쓰윽 바라봐주던 냥이.








두물경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사람이 많은곳은 어쩐지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공터에 가득 피어있던 개망초 흰꽃 사이로 나룻배가,,,

강물위보다 꽃밭이 더 좋았던가?~ㅋㅋ






꽃이 없는 계절이지만,,,

그야말로 개망초 홍수가 났다.

개망초 흰꽃은 마치 안개꽃처럼 아스라이 피어나 내 마음을 간질인다.


잊으려 내려놓으려 애써서 이제 겨우 잊혀졌나 싶었던 친구가 불현듯 저 꽃무더기 사이에서 빙긋 웃고 있었다.

개망초 흰꽃을 좋아한다는 그 한마디가 내 머리속에 깊게 새겨져 어디서고 개망초를 보면 그 친구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인연이 거기까지 이기에 이별하게 되었겠지,,, 그러나 늘 마음 한구석엔 물음표가 있다.

 







마음속 저 아래가 간지럽다.






그대 떠나간 빈 들녘에

개망초 고운 꽃들이 하얗게 피었네

내 삶의 어디쯤에서

그댈 다시 만날까

그 맑은 가슴을 마주할 수 있을까

그대 두고 간 노래 몇 개

들꽃처럼 가난 숨결 한 묶음











한참을 그렇게 지나간 추억에 사로잡혔는데,,,

그 흰 무리들속에 진분홍 코스모스가 피어있었다.

번쩍,,,현실로 돌아오다.







이곳엔 유난히 참새가 많다.

그들의 지저귐 소리가 마치 경쾌한 음아소리처럼 마음을 가볍게 해주더라는,,,






두물경 끝자리에 왔다.

그곳엔 강을 바라보고 앉아있기 좋은 나무의자가 한개 있다.

비 오신뒤에 드러난 햇살이 너무 뜨거워 그늘없는 저곳에 앉아 있지는 못했지만

해질녘 산너머로 스러지는 햇님을 바라보기 딱 좋은 자리이다.





옛 지도를 바닥에 옮겨 놓았는데,,,

두물머리가 표시되어 있다.

그 옛날에도 이곳은 두물머리라 불리웠나보다.





우리동네 퇴촌도 있다.

천진암, 그리고 천자산이라니?

양자산을 그리 불렀나? 아니면 앵자봉?

위치로 보면 두곳 다 아니고 정암산이나 해협산이 아닐가 싶다.






무갑산엔 쌍계사라는 사찰이 있었나보다.





여럿이 왔다면 저 나무아래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했을테지?

아까 지나오다 들었던 아주머니들의 웃음소리처럼 그렇게 떠들썩한 웃음을 흘렸을까?






자귀나무에 자귀꽃이 피어난다.

그런데 너무 가물어서 그런가 영 고운 모양새가 아니다.

얼마전 티비에서 나왔던 요즘 극성이라는 그 시커먼 애벌레가 이곳에도 엄청나던데 그애들이 나무수액을 먹어

저리 어설픈 자귀꽃을 피웠을까?






인적이 드물다 해도 그늘밑의 의자엔 어김없이 선객들이 있었는데,,,,

저 그늘엔 아무도 없다.

저곳에서 한참을 쉼 했다는,,,ㅎ

오랜만에 셀카도 담아보고 흘러가는 구름도 바라보고 간혹 불어오는 시원한 강바람에 행복했었다.







언니쯤 되어 보이는 두분의 아주머니 큰소리로 통화를 하며 걸어오더니

묻지도 않고 털썩 앉아 마치 싸우듯한 목소리로 여전 통화중이다.


에고,,,,

물론 내자리가 아니니 함께 앉은것은 당연하나 그래도 앞서 온 사람이 있으면 눈인사라도 하는게 어떨까?

또 내 오지랖일까?

암튼 그들의 통화 내용을 내가 알아야 할 필요는 없어 주섬 짐을 챙겨 떠나왔다.








다시 걸으며 꽃밭속으로,,,

파란빛이 꽤 보이던 하늘이 구름이 많아졌다.

아마도 비가 오시겠지?

오늘 저녁은 좀 시원히 넉넉히 내려주심 좋겠다.

아직도 개천엔 물이 흐르지 않는다.







시원히 쭉 뻗어 자란 메타세콰이어~

이쁜 처자들이 저곳에서 사진을 찍느라 잠시 멈춰줬었다.





지난번엔 안보였던 빨간 전화부스

처자들 이야길 어깨넘어로 잠깐 들어보니 무슨 드라마에서 나왔다고,,,,ㅋ

아마도 또 이곳이 드라마에 나왔었나 보다.









주차장으로 돌아오다 잠깐 연꽃을 다시 담아보고,,,






감나무에 꼬맹이 감이 조록 열려있다.

어찌나 귀여운지,,,ㅎ

뒷산의 고염도 저래 조그만한데 가을이면 주황빛으로 익은 열매가 참 귀엽다.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예 비가 내리신다.

돌아와 포스팅을 하는 이시간엔 잠시 소강상태이나 쿠르릉 천둥소리가 연신 들린다.

바램처럼 오늘 밤엔 시원히 내려주실까?


마트에 들려 맵지않은 꽈리고추와 부추 오이를 사왔다.

꽈리고추 쪄 무침하고 부추넣고 오이소박이를 조금 해볼까 한다.

그리고 비오시니 부추와 호박넣고 부침개라도 해야겠다 지난주는 제대로 챙겨 먹이지 못해서 아이들에게

많이 미안했는데 오랜만에 된장찌게 보글보글 끓여 만난 저녁을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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