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은 아니었지만 그날도 이른 더위가 극성을 부리던 날이었다.
공장의 사장님이 급한 약속이 잡혀 갑자기 쉬게 되었던 날로 기억되는데,,,
홍천 가리산 휴양림으로 산책을 나서보았다.
멀다면 먼 그곳이지만 초록의 숲이 그리워 나섰던 그날.
평일임에도 휴양림 주차장엔 대형버스가 십여대 서 있었고 승용차도 꽤 주차되어 있었다.
이 편안한 길을 오르면서 버스를 타고 온 사람들은 고등학생들인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각종 체험장이 있어서 싱그러운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떠들석한 목소리들이 숲과 어우러져 생동감있게
다가오는게 아닌가,,,,ㅎ
그리고 연세가 지긋한 산객들도 단체로 오시고 나처럼 혼자 오르는 산객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가뭄이 극심하다는것은 휴양림 초입의 계곡이 바짝 말라있어서 심각하다 느꼈는데
숲으로 들어오니 촉촉하고 시원한 공기가 다가오더라 숲속엔 저렇게 수량이 풍부하지는 않지만
작은 폭포도 있었다.
산딸나무 꽃이 화사히 피어있기에 다가가 그 모습을 담았다.
렌즈를 표준 하나만 준비해와서 가까이 그 모습을 담지 못해 아쉬웠지만 묶은 열매를 매달고 하얀꽃을 피운
산딸나무를 눈으로 본것으로도 충분히 반가웠다.
포장된 길을 찬찬 걸으며,,,
주차장에서 꽤 올라와야 등로를 만나게 되었다.
제법 가파른 등로를 오르며 자꾸 눈이 옆으로 가더라.
옆의 계곡을 끼고 오르는 길은 어쩐지 내겐 썩 만족스럽지 않았다.
늘 샛길을 좋아하는 나였기에 그랬을까?
어느정도 오르다 결국은 샛길로 들어서 온전한 원시의 숲과 만났다.
싱싱하게 덩굴을 뻣은 더덕도 만나고 거의 1000고지쯤 되는 지점에선 참나물과 곰취도 꽤 보였다.
역시나 꽃이 귀한 요즘이라서 꽃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가파른 등성이도 기어 올라보고 미끄러운 너덜길도
지나보며 다섯시간쯤 산과 데이트를 진하게 즐겼다.
유난 흰 입술이 돋보이는 산골무꽃을 만나고 카메라는 결국 배낭에 집어넣었다.
원시림이라 두손이 자유로워야만 산행이 되겠지 싶어서,,,
하산길에 습한 숲에서 햇빛바라기를 하러 나온 누런 살모사를 만났다.
이녀석이 내가 지나야 하는 길목의 부러진 나무위에 떡하니 또아리를 틀고 비켜주지를 않아서 애를 먹었다.
옆의 숲길로 돌아와도 되겠지만 눈앞에 뱀을 보고 나니 선뜻 풀숲으로 발걸음을 내딛기가 우려되었다.
오분쯤 기다려주다가 스틱으로 옆 나무를 탁탁 치니 그제야 또아리를 풀고 길을 비켜주어 내려왔다.
햇빛이 잘 드는 숲엔 산딸기도 붉게 익어 벌써 여름이란것을 새삼 느끼게 해주었다.
데이트 산행을 나온듯한 커플산객의 남자분이 손바닥에 소복 산딸기를 따서 여자분에게 건네주는 모습을 보며
슬몃 웃음이 나왔다. 부러움의 웃음,,,,ㅎ
그렇게 가리산과 가벼운 데이크를 마쳤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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