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애와 딸아이가 오늘 광주로 외출을 다녀왔다.
작년 가을까진 그래도 어린티가 남아서
샤워후엔 꼬추 달랑거리며 뛰어다니더니
가을 겨울 지나며 부쩍 커져서 이젠 사춘기
그 비슷한걸 맞이하는가 보다.
겨울방학 들어서며 머리가 제법 자라서
깍으라고 잔소리를 했었는데
예전같음 아무소리없이 그러마 했었을텐데
이젠 외모도 신경 쓰이는지 싫다고 한다.
고슴도치 처럼 뻣친 머리가 너무 보기싫어서
구박아닌 구박을 했더니 나갈땐 모자쓰고 다닌단다.
낼 모래 학교 소집일이라고 걱정하더니
드디어 오늘 머리를 깍으러 나간다고 한다.
제 보기에도 영 아니었는지...ㅎㅎㅎ
낮에 아이들 내보내고 창밖을 바라보니
비록 바람소린 귀신울음처럼 을씨년 스러우나
햇살이 화사하니 참 곱다.
해도 제법 높아지고 길어져서 베란다 초록이들이
활기차게 기지개 켜는게 보이는듯 하다.
내일까지 쉬는중이라서 낮엔 모처럼 혼자만의
휴식을 가졌다.... 커피도 한잔 타다가 옆에 놓고
지난번 친구에게 받은 책도 또 다시한번 되새겨 읽어보며
느긋한 휴식을 마음껏 즐겨봤다.
늘 누군가 옆에 있는 생활이었다.
특히 겨울방학을 시작하며 아이들과의 전쟁
또 일을 시작하며 늘 사람속에 묻힌 생활이었다.
혼자만의 고즈넉한 휴식이 그리웠는지....
이 하루가 참 좋다.
꼭 군인처럼 바짝 자른 머리로 들어선 아들....
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으며 하는말이
" 엄마 이게 중간으로 자른거야~"
어떻게 자르냐고 묻기에 짧게 말고 중간으로
스포츠 머릴 해 달라고 했었는데 내 보기엔
아주 바짝 잘랐다...저도 쑥스러운가보다...^^
손에 봉투를 하나 들고 들어왔기에 물어보니
마트에 들려 손두부랑 고비를 사왔다고 한다.
고비는 내가 부탁했었지만...
어제 된장찌게 끓이며 고비를 볶았더니 그게 맛있었는지
아침에 남은것을 몽땅 먹고 왜 조금 볶았냐고 투덜거리기에
이따가 너희들 외출할때 마트좀 들려서 사오라고 했었다.
그런데 손두부 한모까지 사온 아들...
저녁을 손두부 데쳐서 살얼음 살짝얼은 김장김치에
싸 먹으며 아주 죽이는 맛 이란다.
패스트 푸드도 잘 먹긴 하지만
우리 어릴적 먹던 자연스런 우리음식도 잘 먹는
이넘이 참 대견스럽다.....^^
가리는것 없이 뭐든 산나물도 생선도 고기도...
뭐든 잘 먹어주니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다.
이 녀석이 어릴적 안먹어 애태우던게 엇그제 같은데
한수저라도 더 먹이려고 별짓을 다 했었는데
이젠 좀 그만먹지 해야할 정도이니...
겨울방학들어 또 살이 엄청나게 쪘다.
새로 중학교엘 가면 힘들어 빠지겠지 싶어 이것저것
만들어 먹였더니 키도 부쩍 크고 덩치도 크다.
참 든든하다 아직은 어린 아들이지만 그래도 든든하다.
딸아인 오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어쩐지 아침에 이것저것 찍어바르고 하길래
좀 수상했었는데 사진을 찍으려고 그랬나보다.
이력서 내 본다고 여기저기 서류를 만들더니
사진을 다 썼단다... 이젠 고생문이 열리는건데.
이젠 내 품에 있을수 있는 시간이 몇년 안 남았는데...
지금 딸 나이에 난 저애를 낳았다.
그때의 날 돌이켜보면 어린애 같이 생각되진 않는데
지금 내 딸아이를 바라보면 꼭 어린애 같이 느껴진다.
직장생활에 잘 적응할런지...
눈물이 워낙 많고 마음이 여린아인데
그 틈바구니에서 씩씩하게 이겨낼수 있을런지
마음의 상처가 생기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 크는 모습을 보면
내가 확실하게 나이를 먹는건데
마음은 아직도 철이없는 어린애같으니 어쩌누...
모처럼 휴식을 취하며 이런 저런 생각으로 하루를 보냈다.
내겐 이런 시간이 필요했나보다...좀 사는것 같다.
바람소리 무섭지만 그래도 겨울밤이 포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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