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2일 일요일
친구들과 다음주 19일 발왕산으로 눈맞이 산행을 하기로 했다.
지난달 우리 계획은 발왕산이었는데 어쩌다 중간에 계방산 이야기가 나왔고
서로 의논하다 처음 계획대로 발왕산으로 가기로 했는데
문득 계방산이 궁금해졌다.
올해는 유난히 따듯한 기온탓에 때아닌 겨울비가 내리기도 하는등
눈보기가 어려웠던지라 혹 계방산에 가면 눈을 만나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아침 일곱시반쯤 출발을 했다.
막 야트막한 동산위로 뜨는 해를 바라보며 두시간 가량 달려 도착한 운두령
세상에나 운두령쉼터 주차장으로 향하는 차들이 어찌나 많던지
결국은 중간에 내려서 걸어보았다.
구불구불 산중턱의 도로엔 저렇게 산행객을 실은 관광버스가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정말 오랜만에 눈다운 눈을 보아서 살짝 흥분을 했다는,,,ㅋ
상태를 보니 아이젠은 필수이겠다 싶어 아이젠을 장착하고
서둘러 계방산 등로를 따라 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어찌나 많던지,,,
도착하는 관광버스에서 연신 토해내는 산객들로 어수선한 쉼터를 지나는데
처음부터 계단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던 산행길은 생각보다 그리 쉽지는 않은 코스인듯 싶다.
설경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잠시라도 멈춰 온전히 즐기고 싶었지만
줄서서 오르는 등로는 그럴수가 없었다.
내 페이스도 잃고 그저 밀려 올라갈수밖에 없는 상황
아마도 그래서 더 힘들게 느껴졌었던지도 모르겠다.
겨울이 시작되고 산행은 거의 안하고 운동을 한다고 한것이
둘레길을 도는 걷기가 전부인지라 체력이 따라주지 않기도 했거니와
잠깐이라도 호흡을 고를 시간조차 없이 앞으로 앞으로의 진행은 많이 버거웠다.
그래도 틈틈 옆으로 물러나서 아름다운 눈풍경을 담았었다는,,,
눈의 세상이다.
이곳 강원의 높은 산은 원래 첫눈이 시작되면 이듬해 늦봄에나 맨땅을 드러낸다는데
이곳도 올겨울의 이상기온탓인지 그리 많은 눈이 쌓여있지는 않았다.
등성이를 따라 걷다보면 신기하게도 북쪽방향으로는 눈이 적었고
남쪽방향은 이렇게 포근한 눈세상이 펼쳐진다.
아마도 바람의 묘수가 아닐까 싶다.
이날의 기온은 바람도 없고
미세먼지 가득하다는 도시와 달리 하늘도 파란빛이었다.
시작과 동시에 계속 오르막이라 어느새 등엔 땀이 배어나왔고
결국 겉옷은 벗어 허리춤에 묶고 티셔츠 하나만 입고 걸었다.
거의 대부분 가파른 오르막이었지만
그나마 평평한 길에선 흐름이 좋았던 상황이
오름길에서선 여지없이 밀리더라는,,,
그럴때 겨우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고도가 높아지니 상고대가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너무 늦어 나무끝에서나 겨우 피어난 상고대
그래도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너무 아름다워 자꾸 눈이 머물더라는
오대산 국립공원에 들어가는 계방산답게
높은 나뭇가지엔 자주 겨우살이가 보인다.
이렇게 거의 오르막이었다.
이 구간은 나중 내려올때 눈이 녹은후의 모습을 보니
돌계단으로 이어진 오르막이었다.
한시간을 좀 넘게 오르지 않았을까 싶은데도 조망이 터지지 않는다.
그저 파란 하늘과 나뭇가지에 올라앉은 눈과 조릿대의 모습을 숨겨준 눈
그런 풍경이 연속으로 펼쳐져있었다.
겨우 조망이 터지는 공터에 도착했다.
터가 넓으니 이곳에서 간식과 식사를 하는 팀들이 꽤 많았다.
한숨 돌리며 주변을 돌아보는데 속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땀으로 젖어 모자에 하얀 서리가 내리고 머리카락도 얼어붙었다는~ㅋㅋ
그래도 왔으니 셀카로 인증도 한장 남겼다.
자꾸 눈이 먼 곳을 보게되더라는,,,
공터에서 얼마나 더 올랐을까?
전망대라는곳에 다다랐다.
역시 이곳에서도 펼쳐놓은 밥상들이,,,ㅋ
온통 라면냄새와 간혹 술냄새까지 났다.
국립공원인데 아직도 거리낌없이 막걸리와 소주병이 많이 보인다.
술김인지 아니면 산에와서 좋아서인지 사람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거칠어지고
그러한 모습은 눈살찌푸리게 되는 모습이었다.
그것이 불법인지 뻔히 알면 감추는 작은 매너라도 보여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연령대를 보면 거의 대부분 50~60대가 대부분이다.
간혹 아주 젊은 친구들의 모습도 보이기는 하는데 어른으로서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그나마 사람에 치여 오르니 음악을 틀고 오르는 무지한 모습은 안보여 좀 나았다고 할까?
동네 뒷산이나 서울근교의 산에 오르다 보면 크게 틀어놓고 오르는 사람들도 많은데
꽤 신경쓰이고 말도 섞고 싶지 않은 부류들이다 라고 생각하곤 한다.
이 모습을 보라~
사람들속에서 사람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확 날려주는 풍경
사방으로 돌아가며 그 풍경을 담았다.
거칠것 없이 탁 트인 정상에서만 볼수있는 풍경.
저기 사람들 뒤로 첫 봉우리가 계방산 정상이다.
정상 가까이 올라 뒤돌아 담은 조금전의 전망대 풍경
드디어 정상인데,,,ㅜㅜ
정상에서 정상석 인증을 하겠다고 줄서있는 사람들이 엄청나다.
나는 포기~~ㅋ
운두령쪽 방향으로 바라보며,,,
저아래 전망대가 보인다.
남쪽 방향을 바라보며 담았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도대체 모르겠다~ㅋ
노동리쪽으로 하산을 하려면 이쪽으로 가야한다는데,,,
뒤로 오대산 산자락이란다.
노동리쪽 하산길을 따라 조금 내려왔다.
이 풍경이 멋져 보여서,,,
그렇게 정상근처를 조금 돌아보고 왔던 길을 따라 하산을 시작했다.
혹시나 하고 기대했는데 역시나,,,
하산길에 무릎이 또 말썽을 부리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병원에 가봐야지 하고 다짐을 하며 아주 천천히 하산을 했다.
아픈 다리를 잊으려고 옆으로 눈길을 주다보니 오르며 힘겨워 못봤던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핸폰을 넣고 스틱을 꺼내 짚으며 내려오느라 하산사진은 거의 없다.
약 8km가 조금 넘었고 시간은 4시간 가량 걸렸다.
오를땐 너무 많은 인파로 인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올라 힘겨웠고
내리막은 무릎이 말썽이라 좀 괴로웠지만 올랐던 사람들이 대부분 노동리쪽으로 하산을 하는지
인적이 드물어 나름 괜찮은 시간을 보냈다.
무릎을 얼른 고쳐야지 싶다.
언제 정말 찬찬히 이곳을 온전히 보러 다시 와야지 하는 마음이 생긴다.
무리하지 않고 오르다 보면 계방산을 조금 더 깊게 느끼지 않을까?
마치 어디 산악회를 따라온듯한 느낌이 든 산행이었다.
내가 썩 좋아하지 않는 산행방법,,,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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