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을 기다렸는데 하필 비가 오신단다.
예보상 우리가 만나기로 한 토요일(15일)은 그다지 많이 오시지 않는다니 빗속의 데이트를 예상하며 아침 7시
진천을 향해 출발했다.
막 출발을 했을 때 퇴촌은 비가 한두 방울 떨어졌는데 곤지암쯤 갔을 때 비는 멈췄고 하늘만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수다를 떨며 진천 거의 도착쯤 친구들의 카톡이 하나둘 울리기 시작하는데 재환인 벌써 도착했다 하고 다들 비슷하게
도착을 할것같았다.
만나기로 한 보현사 주차장엔 우리밖에 없었다.
비가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산행 중 혹 비를 만날까 싶어 우산과 물병 하나씩만 들고 가벼운 산행이라 배낭도 내려놓은 채 신록의 숲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보현사에서 한반도 전망대를 오르는 길은 포장도로이다.
가파른 산길이라 구불구불 휘돌아 오르는 폭이 좁은 도로이라서 맞은편에서 차라도 올라치면 애를 먹을 듯싶다.
오르는 길엔 공조팝나무의 하얀 꽃이 곱게 피어있었는데 시기가 조금 늦어 제일 아름다운 모습을 지났으나 그래도
운치 있는 아름다운 길이었다.
한 달 만에 만났으니 이런저런 수다가 늘어지고 농담이 오고 가는데 오르막이라 살짝 숨이 찼으나 땀 한번 담뿍 흘리고
나니 굳었던 몸이 풀려 그다지 힘들지 않은 길이었다.
오전 제일 먼저 도착했던 재환의 말에 따르면 그때는 비가 제법 내리더라니 흠뻑 물을 머금은 숲이라 습도 또한 높고
요즘 마치 한여름처럼 더운 날이 연일 계속되었어서 흐르는 땀은 당연히 받아들여야 했다.
우리가 서 있는 위치가 확인되고 KT통신대라고 쓰인 장소에 한반도 전망대가 있다 하니 그곳을 보고 돌탑으로 올라
삼 형제바위를 보고 원점회귀를 할 예정이다.
흐릿하게 상배와 원식이 그리고 내 모습이 비쳤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ㅋㅋ
돌탑이 어떻게 왜 만들어졌는지 그 유래가 한쪽에 표지판으로 안내되어있다.
한 어르신이 71세의 나이에 만들기 시작하셨다는데 돌아가실 때까지 28개의 돌탑을 만들어 국민의 안녕을 기원했고
이후 한마을에 사시던 두 분이 5개를 더 만들어 개천을 염원했다는데 그 후로도 후손들은 이곳 두타산을 정상으로 하는
산길에 소나무도 심고 산길도 정비해 지금의 걷기 좋은 명소가 되었단다.
그 유래를 알고 나니 돌탑을 바라보는 마음이 또 달라지더라는,,,
전망대에 올라 한참을 기다려도 한반도 지형은 온전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숨도 돌렸고 기다리기도 지루해 삼형제봉으로 가기로 하고 뱅글뱅글 도는 전망대를 내려와 돌탑이 있는 능선으로~~
이곳부터는 포장도로가 아닌 산길로 올라야 했는데 계단도 있고 살짝 가파르기는 했지만 자태가 멋진 소나무들이
함께 해줘 지루하지 않게 올라갔다.
미끄러운 길을 조심히 내려와 삼형제봉 전망대에 도착하니 뽀얗던 운무는 사라지고 온전한 모습의 한반도 지형을 볼 수 있었다. 이곳은 키 작은 진달래가 많았는데 봄이면 고운 진달래꽃을 배경으로 인증을 많이 남기는 장소였다.
친구들도 이곳에서 인증을 남기고 나도 친구들의 멋진 사진을 핸드폰으로 담느라 한참을 머물렀다.
풍경이 정말 끝내주고 그동안 흘린 땀을 시원히 식혀주는 바람이 시원했다.
삼형제봉에서 내려오는 길은 작은 계곡을 끼고 내려오게 되었다.
습한 날씨라 그런지 더 습하더라는~ㅎ
그렇게 내려오니 처음 오르던 포장도로와 만나게 되고 그렇게 잠깐의 삼형제봉 산행을 마쳤다.
트랭글을 보니 우리가 걸은 길은 5.05km이고 2시간 20분 걸렸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고픈 배를 채우러 이곳 맛집이라는 "농민 셰프의 묵은지 화련"이라는 식당으로 옮겨 든든하게
점심을 먹었다 카스도 한잔씩만~~ㅎㅎ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너무 부른 배는 좀 걸어 소화를 시켜야겠다 하고 찾아간 이팝나무숲길
막상 가보니 숲길은 아니고 하천변에 이팝나무를 쭈욱 심어놓아 걷기 좋은 길이었으나 다만 시기가 조금 늦어
하얀 꽃이 시들어 가는 중이었다.
가끔 하늘빛이 파랗게 드러나기도 하는 길을 약 2km 정도 걸었다. 둑길을 걷다가 돌아올 때는 여느 하천변이면
꼭 있는 자전거 도로를 따라 밑으로 내려가 걷기도 했다.
이렇게 하루를 진천에서 잘 보냈다.
비를 많이 걱정했는데 신기하게도 도착한 시간부터 출발하는 시간까지 비는 오시지 않았고 어쩌면 맑은 날 보다 걷기엔
더 좋은 하루였지 싶다.
집에 도착하니 막 3시가 되어갔다.
역시나 비 소식 때문에 사람들이 밖으로 덜 나와 그랬던지 한 시간 조금 넘겨 걸렸다. 정말 신기했다는~~
다음 달을 기약하며 헤어짐을 하는데 늘 아쉽다.
다음 달엔 조금 멀리 태백산을 가기로 했는데 부디 맑은 날이 되어 태백의 멋진 고원 야생화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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