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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2021. 6. 22 벌봉과 한봉을 다녀온 남한산성~

by 동숙 2021.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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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간 오후일을 해야 했다.

녹음이 짙어지는 숲을 바라보며 그리웠고 또 그리웠다.

지난 토요일 멀리 태백산에 다녀오며 그 갈증을 조금 풀었으나 나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다.

 

오후 비 소식이 있었다.

요란한 소나기가 올 거라는 예보에도 나는 일을 끝내고 가까운 남한산성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지러 출발했다.

산성 안에 들어가 성곽을 따라 걸어볼까 하는 생각도 했으나 사람들과의 마주침이 내키지 않았고 비교적 인적이

드문 불당리 근처의 약수산 오르는 길에서 시작을 해보자 마음먹고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화 끈을 조여 매었다.

 

작년에 이쪽으로 한번 올랐을 때 사람과의 마주침은 거의 없었던지라 적당한 오르내림이 있는 숲으로 들어섰다.

 

숲으로 들어서는 초입에서 작년엔 뱀을 만났는데~~

 

작은 다리를 건너고 계단을 오르며 시작하는~~

 

꽃이 드문 계절이라 계단에 피어난 애기똥풀의 노란꽃도 반가웠다.

 

숲이 깊어 햇빛이 들지 않아 시원했으나 산모기들이 극성스럽게 따라붙는다.

 

마치 하얀 밀가루 반죽을 던져놓은듯 죽은 나무둥치에 피어난 버섯에 눈길이 가더라는~

 

반가운 우리꽃 닭의장풀은 올 첫 눈맞춤이었다. 내가 참 사랑하는 청색의 꽃~~

 

노랑사랑초 괭이밥도 꽃을 피우고 있었다.
층층나무는 꽃이 지고 동글한 열매가 가득 매달리고~

 

한봉과 약수산으로 갈라지는 등성이가 보이면서~~

 

언젠가 약수산과 노적산방향으로 한번 가봐야할듯~

 

소나무가 제법 눈에 띄는 오르막을 오르며~~

 

평탄해 보이나 오르막이다 이렇게 오르막 내리막을 몇번 해야 한봉에 도착한다.

 

 

오르막 내리막을 번갈아 걸었다.

꽃이 적은 계절이라 그다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없어 부지런히 발걸음을 빨리 하는데 위쪽에서 하얀 강아지 한 마리가

바쁘게 내려오다가 나를 발견했던지 멈칫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 바라보고 있었다.

요즘 산에 들개들이 많아 사고가 잦다고 산에 가지 말라 하시던 어르신의 말씀이 번득 떠오르고 나도 살짝 긴장을 했다.

목줄까지 한 것을 보면 사람이 키우던 개가 맞고 그러나 너무 마른 외양을 보니 역시나 버려져 들개가 된 아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나 역시 가만 바라보았는데 이 녀석이 제 뒤를 한번 흘깃 쳐다보고 또 나를 바라보더니 왔던 길로 

되돌아 빠르게 가는 게 아닌가,,,  가만 한숨이 나왔다.

이 또한 사람의 이기심으로 생겨난 슬픈 만남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산길을 걷는 내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책임질 수 없으면 시작도 말아야 하는데,,,

 

여름 곧 버섯의 계절이 찾아오겠지,,,,  베어진 나무 밑둥엔 빵처럼 버섯이 피어나고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한봉으로 가는 성곽이 보이기 시작했다.  출발점에서 1.7km 정도 왔다.

 

꼼꼼히 쌓은 성곽 이곳에서 남한산 방향으로 그리고 가까이 있는 한봉으로 길은 이어진다.

 

여름꽃 큰까지수영이 꽃망울이 열리기 시작한다.  가만 들여다보면 너무 청초하고 고운 큰까치수영의 흰꽃이다.

 

낡은 성곽엔 유월에 피어나는 털중나리꽃이 이제 시들어가고 있었다.  곧 나리식구들의 모습을 볼수있을테지 싶다.

 

허물어져가는 낡은 성곽엔 털중나리꽃이 유난 많이 피어있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남한산이 바라다보인다.

 

으아리꽃도 이제 저물어가는중,,,

 

개옷나무도 열매를 가득 매달고 있다.

 

아~~ 물레나물꽃 이애를 보면서 이제 진짜 여름이구나 했다.

 

마치 바람개비처럼 잎이 한쪽 방향으로 돌아가듯 피어난다.

 

물레나물의 꽃 봉우리

 

남한산이 바라보이는~~

 

물레나물의 꽃 봉오리들이 꽤 많이 보인다.

 

찬찬 바라보면 참 고운 큰까치수영의 하얀꽃

 

싸리꽃도 피어나고 있다.

 

좀작살나무의 꽃이 이제 피기 시작한다.

 

좀작살나무의 열매는 짙은 보라색으로 어찌보면 꽃보다 더 아름답다 할수있으나 꽃도 작은 귀여운 모양새이다.

 

저기 넝쿨속에서도 피어있다 털중나리꽃이~

 

광대싸리도 자세히 보면 이렇게 귀여운 꽃이~~

 

광대싸리꽃

 

봄이면 제일먼저 잎을 보이고 꽃을 피우던 딱총나무 접골목은 벌써 이렇게 붉은 열매를 매달고 있었다.

 

몇년전엔가 이쪽으로 내려가본적도 있었는데 탑공원이 나왔던 기억이 난다.  커다란 개가 하도 짖어 무서워 못가는길~ㅋㅋ

 

또 만난 털중나리꽃

 

아고 귀여워라~~산골무꽃이 귀연 모습으로 피어있었다.

 

낡고 허물어진 성곽에 자라는 소나무~

 

남한산으로 오르는 오르막이다 이쯤부터 하늘울음소리가 들리더라는~

 

색이 좀 더 짙은 산골무꽃

 

산골무꽃

 

산골무꽃

 

초록의 숲길에서 주황은 눈에 띈다 털중나리꽃~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본 털중나리꽃

 

잘린 나무의 밑둥엔 어김없이 버섯들이~~

 

저 앞에 내가 걸어온 산등성이들이 보인다 광지원 방향~

 

어라? 새로 생긴 암문이다~~ㅎ

오르막을 오르며 하늘의 울음이 들려왔다.

늘 메고 오르는 배낭이라면 얇은 비옷도 커다란 은박비닐도 접는 우산도 들어있어 혹 비가 온다고 해도 피할 수 있는데

오늘은 딸아이의 가벼운 가방을 메고 왔던지라 쿠르릉 천둥소리를 들으며 살짝 걱정을 했었다.

어차피 피할 수도 피할 장소도 없는 걸 아는지라 오랜만에 비 한번 맞아보지 뭐~~ 하는 심정이었다.

다행히도 이쪽은 인적이 거의 없는 길이라 흠뻑 젖더라도 덜 창피하겠지?

그렇게 마음을 먹었던지라 뜬금없이 나타난 이 암문이 선물처럼 느껴졌다고 할까~

이쪽은 본성과 떨어진 외성이고 더욱이 아직은 보수의 손길이 전혀 닫지 않는 곳이라 이렇게 새로 보수한 암문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하늘의 울음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고 기어이 그 눈물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암문 보수에 쓰이고 남은 돌을 주워 안쪽에 놓고 거기 앉아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았다.

아무도 없는 이곳에서 퍼붓는 빗줄기라니,,,,

이 어찌 선물이 아니겠는가~

 

가슴속 가득 차 있던 찌꺼기가 씻겨나가는 듯 시원했다.

한참을 힐링의 시간을 갖고 서서히 멈춰가는 빗줄기를 맞으며 남한산 정상으로 향했다.

 

 

내가 비를 피한 새로 보수된 암문

 

보호종 백부자가 피어나는 길~

 

성곽 보수에 쓰고 남은 돌인듯 저기서 두개 주워다 앉아 비를 감상했다는~~

 

광주 방향의 산그리메~~

 

허물어진 외성엔 풀이 가득 자라고 있었다.

 

가시꽈리꽃이 피어있다.

 

가시꽈리 열매

 

백부자의 줄기~  잘 자라나 곧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렴~

 

백부자 줄기와 잎의 모습

 

허물어진 성곽엔 털중나리꽃이~

 

으아리꽃

 

검단산 방향을 바라보았다.

 

고삼의 꽃도 피어나고~

 

아직 보수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외성

 

성벽에서 자라는 부싯깃고사리가 참 이쁘다~

 

부싯깃 고사리
벌봉으로 가는 허물어진 성벽길

 

산골무꽃도 허물어진 성벽에 기대어 자라고~~

 

성벽의 노란별 기린초꽃은 이제 거의 끝물인듯~

 

기린초

 

허물어지는 성벽

 

병조희풀도 꽃봉오리를 만들고 있었다.

 

귀여운 산골무꽃 마치 보라색 돌고래같은 모습이다~

 

아~~산딸나무~^^

 

이끼와 거미고사리의 모습

 

이 커다란 산딸나무가 보이면 벌봉이 바로 근처라는것~~ 올해는 꽃이 더 풍성한듯~

 

산딸나무꽃이 피어있는 숲

 

기린초

 

봉암

 

땅비싸리꽃이 피어있던 벌봉길~

 

큰뱀무꽃이 피어있던 벌봉

 

큰뱀무꽃

 

오늘은 벌봉위로 올라가 보았다 조금전의 비가 거짓말처럼 햇빛이 내리쬐던~~

 

땅비싸리꽃이 피어있던 벌봉위~

 

물푸레나무 열매?
노루오줌은 곧 꽃을 피우겠다.

 

검단산과 그뒤로 망덕산이 보이고~

 

되돌아 오는길 다시 백부자 자생지를 둘러보니 개체수가 꽤 늘은듯 보인다~

 

백부자 잎을 자세히 보려 다가가니 은방울꽃 잎새뒤에 말벌이~~

 

한봉으로 내려오다 만난 고삼꽃

 

작년엔 꼬물꼬물 막 열리는 머루를 봤는데 올해는 이렇게 튼실히 자란 머루라니~~

 

지느러미 엉겅퀴꽃이 피어있던 한봉가는길~

 

한봉의 정상석이 어찌나 조촐하던지,,,ㅜㅜ

비도 만나고 초여름 이쁘니들도 만나고 행복했던 오후였다.

처음으로 한봉을 지나쳐 바로 낯선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탑공원 가는 삼거리 정류장으로 내려오게 되었는데 어찌나

가파르고 미끄럽던지 카메라를 가방에 넣고 내려왔다.

허물어진 성벽의 돌들이 흩어진 가파른 길을 지나니 정말 미끄러운 차진 흙길이 나오고 그렇게 조금의 멈춤도 없이

바로 정류장으로 내려오게 되어서 아마도 후엔 이 길을 이용하지는 않을듯하다.

 

그리고 도로를 따라 검복리 주차장까지 걸었는데 갓길이 없어 지나가는 차량 때문에 위험한 길이었다.

찻길 옆으로 걷는 인도를 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털중나리가 인상적이었고 동글동글 매달린 탐스러운 산머루도 인상적이었던 그중 제일 기억에 남을 일은 역시 갑작

만난 소나기가 아니었을까?  암문 밑에서 바라본 세찬 소낙비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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