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오전 일과를 끝내고 남한산성 산책을 나섰다.
이번에도 역시나 산성리에 주차를 하고 나선길이다. 며칠 전 남문에서 북문 쪽으로 한 바퀴 돌았는데 이쁜 복수초도
만나고 참 즐거운 산책이었으나 그 며칠 후 내가 걷던 그곳에 산불이 났다는 뉴스를 접하고 마음이 아팠다.
그 현장을 볼까 해서 나섰으나 마음이 아플것같아 그냥 남문에서 동문 쪽으로 성곽을 따라 걷기로 했다.
지화문을 나서 성밖길을 시작하는데 비탈에 노란 황금 술잔 복수초가 보인다.
배낭에서 카메라를 꺼내 그 모습을 담아보고,,,
아주 가벼운 마음으로 나섰던 산책길은 맨 마지막 몰지각한 사람들을 만나며 망가진 기분으로 끝내고 말았다.
노루귀를 찍던 여자분이 꽃을 다 찍고 나서 그 꽃을 똑 따내는데 그만 화가 나서,,,,ㅜㅜ
도대체 어떤 마음을 가졌기에 그 곱고 여린 꽃을 따낼수가 있는 걸까?
모습을 보면 마치 프로처럼 앞치마에 비닐로 된 우의의 바지까지 입고 땅바닥에 구르면서 사진을 찍어대더니
그런 못된 마음으로 찍은 사진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심히 궁금해진다.
제발,,,,
정말 제발 당부하고 싶다.
적어도 꽃을 찍으러 다니는 꽃쟁이라면 그 여린 아이들이 한해를 꼬박 지내고 세상 밖으로 제모습을 내보이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해주면 안 될까? 꽃을 꺾고 파내어 옮기고 덮고 있는 이불인 낙엽들을 모두 쓸어내어
홀딱 맨살을 찍어내면 도대체 어떤 사진이 나오는 걸까?
요즘은 부끄러워 카메라를 내어놓고 다니지 못한다.
마치 나도 한몫을 하는듯한 느낌이 죄스러워 배낭에 넣고 걷다가 꽃을 만나면 그때야 카메라를 꺼내 꽃을 담고
다시 배낭에 넣고 걷는다.
나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아이들이 제일 이쁘다.
그 애들을 보는 시기가 너무 짧기에 사진으로 남겨 보고 싶을 때 꺼내어 본다.
언젠가 뉴스에서 유명한 사진작가가 작품을 담겠다고 옆의 나무들을 몽땅 베어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너무 기막혀 말이 나오지 않았었다.
그런 모습을 내 눈으로 직접 목격을 한 것은 처음이어서 이번의 이 경험이 당혹스럽고 점점 분노가 치밀어서
서둘러 주차장으로 오는 내내 혼자 중얼중얼 욕을 하며 걸었다.
아마도 남들이 봤으면 이상한 아줌마네 했을 테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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