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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24.9.28 홍천 약수봉 수타사

by 동숙 2024.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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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열이 생일을 축하하러 이번엔 홍천의 수타사를 걷기로 했다.

작년엔 명숙이네 집에서 가까운 안산의 수리산 기슭에서 만나 맛있는 밥을 먹고 이쁜 카페에서 긴 수다를 떨었는데 자연과 함께하는 하루가 너무 행복하다는 명숙이의 의견으로 이번엔 수타사길을 걸어보자 모이기로 했다.

멀리서 오는 친구들은 거의 열두시경 도착한다기에 가까이 사는 우리는 일찍 가서 약수봉에 올라보기로 하고 여섯시에 만났다.



수타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앞 식당의 전화번호를 알아내고 바로 다리를 건너 약수봉 등로로 들어서는데 커다란 밤나무에서 밤이 툭 떨어져 몇개 주워넣었다.
이따 명숙이 주면 얼마나 좋아할지~ㅋㅋ

초입에 아직 레이스를 펴지 않은 노랑망태버섯이 세개나 조르르 있기에 반가워 사진을 찍었는데 바짓단에 뭔가 잔뜩 붙었기에 찬찬 들여다보니 에이그 아주 작은 진드기가~~ㅜㅜ
너무 징그러워 얼른 진드기 퇴치제를 뿌리고 털어냈다.

산에 다니니 진드기야 일상이지만 이렇게 엄청나게 붙는 경험은 지난번 치악산 자락 강림에서와 이곳이었다.

등로는 계속 오르막이었다.
계단도 있고 약간의 마사가 섞인 오르막은 소나무숲길이었는데 바로 숨이차고 다리가 아프더라는~ㅋㅋ



첫번 삼거리가 나오고 이정표와 쉼터가 있어 잠시 쉬며 친구는 겉옷을 벗어 넣고 다시 오르며 숲으로 들어갔다.

싸리버섯도 갈황색미치광이버섯도 만나며 뭔가 식용버섯이 있지 않을까 살펴봤는데 역시나 이곳도 버섯은 그다지 보이지 않았다.

가파른 비탈의 모습을 보면 분명 뭔가 있을듯 한데 무수한 사람의 흔적만 보였다.



신기하게도 소나무에서 자라는 싸리버섯과 처음 만나는 버섯도 보며 오르는데 단연 많이 보이는 버섯은 말불버섯이었다.
어찌나 많던지~
커다란 바위를 휘돌아 올라가니 미리 봐둔 지도의 삼거리였다.

이곳에서 쉼하며 물도 마시고 친구가 뒷모습 인증도 해줬다는~

이제부터 능선을 따라 약수봉으로 가니 좀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계속된 오르내림으로 썩 수월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위험코스는 없으니 능선의 바람을 맞으며 걷기는 좋았다.



가파른 내리막엔 밧줄도 잘 매여있고 방공호 비슷한 구조물도 있었다.

앞서 걷는 친구의 모습도 담아보고 조그만 살모사도 만났는데 친구는 엄청 큰 붉은색과 초록색이 섞인 뱀을 봤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유혈목이 화사였다.

나중 수타사 산소길을 걸을때도 또 유혈목이를 봤으니 뱀이 자주 보이는 산이라고 할까~?



오르고 내리고 그렇게 걷다보니 또 삼거리 수타사쪽에서 오르는 등로와 만나게 된다.
능선엔 평상과 나무의자가 설치되어 있어 쉬어가기 좋아보였다.

제법 시간이 흘러 홍열이에게 전화를 해보니 이제 성남을 지난다기에 약수봉까지 가기엔 충분한 시간이겠다 하며 가끔 숲속으로 들어가 살펴보기도 하며 걸었다.



제법 걸었더니 다리도 아픈데 또 오르막~ㅋㅋ
그래도 오르막은 괜찮다.
내리막이 나오면 아이고 또 올라가겠네 생각이 드니 힘들어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는~ㅋ
그렇게 걸어 드디어 약수봉 정상에 도착했다.
꽤 멋지게 서있는 정상석을 인증하고 쉼없이 걷기로 했다.


1번 생태숲교육관에서 시작해 여우고개가는길로 올라와 능선을 따라 약수봉까지 왔으니 꽤 걸었다.
이곳에서 귕소로 내려가 산소길을 따라 주차장으로 가서 친구들과 만날 생각으로 어디쯤 오나 다시 전화를 해보니 우리와 얼추 비슷하게 만나게 될듯했다.



1km가 조금 넘는 하산길은 엄청 가파르고 위험했다.
겨울엔 이쪽으로 오르내림은 생각지도 말아야 할듯한 길인데 생각보다 하산길이 시간이 너무 걸려 산소길과 만나고 부터는  거의 뛰다시피 걸어야 했다.



수타사 계곡을 따라 걷는길은 천천히 걸으며 즐기기 딱 좋은길인데 이렇게 바삐 걷게 되다니~ㅋㅋ
작년 익사사고가 있다고 금줄까지 쳐 있어서 눈길이 갔다.
오래전 친구들과 이곳에서 쉬며 사진도 엄청 찍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들어가지 못한다.

주차장으로 나오니 친구들이 먼저 도착해 있었고 산에서 미리 부탁한 능이백숙으로 점심을 먹었다.
맛은 그럭저럭 백숙인데 양이 꽤 작아 넷이 먹기도 살짝 부족한듯 싶었다.

차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밥먹으며 에니콜 서비스를 불렀더니 금방 와 펑크 메꾸고 소화도 될겸 본격적인 수타사 산소길을 걷기로 했다.

명숙이는 이렇게 자연과 함께 하는게 너무 좋단다. 산에 자주 가는 내가 너무 부럽다며 보는 모든것을 신기해 하고 감탄한다.

물봉선. 흰진범 꽃을 보며 좋아하고 숲길을 걷다 가끔 떨어진 산밤을 보고도 꽃사과 작은 열매를 보고도 너무 좋아하니 문득 친구의 삶이 너무 삭막한게 아닌가 싶어 슬퍼졌다.

다음엔 횡성호수길을 가보자.
거기도 걷기도 좋고 풍경도 이쁘다 하니 마치 아이처럼 좋아했다.

수타사 공원을 지나 계곡으로 이어진 산소길을 걷다가 계곡으로 내려가 손도 담궈보고 즐거운 걷기였다.







아직은 단풍이 이르다.
이제 겨우 벚나무들이나 물들려 하고 있다.

조금 더 깊은 가을이었다면 얼마나 아름다웠을까 아쉬운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행복해하던 친구의 모습에 잘했다 싶었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준비했던 가방을 주었다.
냉매를 넣고 염장해놓은 야생버섯 두봉지 주어왔던 산밤 두봉지 봄날 담가놨던 산당귀장아찌 두봉지 울 작은넘이 낚시해온 쭈꾸미 두봉지 그리고 완두콩까지,,,

집에 도착해 나눠가라고 각 두봉지씩 준비한 내 마음의 선물이었다.

이제 또 일년을 기다려야 하겠지
아니 어쩌면 내년 봄에 한번 더 만나도 좋겠다 친구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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