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 전 영월의 동강할미꽃을 보러 다녀왔었다.
올해는 봄이 하도 빨리 찾아오는지라 여느 때 같으면 3월 하순경이나 겨울 피어날 할미꽃이
조금은 일찍 깨어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찾아갔을 때
내가 예전 동강할미꽃을 만났던 장소는 이제 겨우 뽀송한 솜털에 쌓인 채 꽃봉오리만
볼 수 있었는데 백운산 백룡동굴 근처의 절벽에는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겨우 눈 맞춤을
했었다 그것도 장수가 칼을 잊고 전쟁터에 나가듯 카메라의 카드를 빼놓고 와서
핸드폰으로 겨우 몇 장 담았던 쓰린 추억이었다.
이번엔 피었겠지?
멀리 전라도 광주에 사는 친구도 동강할미꽃은 본 적이 없다고 이번 눈 맞춤에 함께 하기로
하였던지라 오늘 아침에 서둘러 영월 동강으로 향했다.
생각보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일찍 도착해 친구는 언제쯤 오려나 전화를 해보니 이 친구도
거의 도착을 했단다 못 말리는 우리들,,,,ㅋ
동강 할미의 모습을 담으려 카메라 군대가 엄청 동원되었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사람이 없으면 한 장 담고 또 길을 나서고 그렇게 반복하며
아직은 그래도 조금 이른 이쁘니들과 데이트를 했다.
약 열흘쯤 후면 만개한 동강할미꽃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번에 동강할미꽃을 만나러 가서 예년과 달리 꽃대가 잘라진 아이들을 보았다.
이곳이 알려지기 전엔 사람들의 발걸음이 지금보다 덜 했을테고 오지 이곳으로 이애들을 만나러
찾아오던 이들은 야생화에 대한 마주함이 달랐을테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요즘 부쩍 느끼는것이 많은 사람들이 카메라를 메고 야생화가 피는 유명지를 찾아 나서는데
그저 본인들의 욕심에 고난의 계절을 이기고 피어난 저 곱고 여린 생명들을 경시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된다 나도 지금은 아이들의 자생지를 공개하지 않게 되었다.
꽃을 꺽고 파내어 옮겨놓기도 하고 그애들의 이불인 낙엽을 싹 걷어놓는것은 물론
자태가 고운 아이의 모습을 담는다고 그 밑에 자라는 아이들은 발길에 밟히고,,,
이루 말할수없는 사람들의 무자비함에 분노하는것도 이젠 지쳐버렸다고 할까?
어느분이 낙엽을 그렇게 걷으면 좋지 않다는 조언 한마디 했다가 너나 잘하세요~
라는 퉁명스런 타박을 들었다고 하소연한 게시글을 보았다.
정말,,,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고운아이를 보러 먼길을 나섰지 않은가?
내년에도 그후에도 더 멀리 우리 후손에게도 그 고운모습을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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