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한주를 살아내고 기다리던 토요일이 찾아왔다.
내겐 한주를 살아갈 원동력이 되는 자연으로의 나들이인데 이번 주는 화사한 하늘에 주말을 못 기다리고
목요일 동네 해협산을 올라갔었는데 그것이 더 조바심을 내며 주말을 기다리게 하였다는 슬픈~~ㅋ
이번 주도 역시 동네 친구 원식이와 함께 하였는데 전날 종일 근무를 했던 터라 너무 피곤해서인지 그만
늦잠을 잤다 눈뜨고 일어나니 만나기로 한 시간이 겨우 십오분 남았기에 문자를 해놓고 서둘러 준비를
했다.
김밥집에 전화를 해서 김밥을 주문해놓고 얼마전 주워 깎아놓은 밤과 이젠 뜨거운 국물이 좋은 계절이라
컵라면도 두개 준비하고 씻고 거울을 보니 세상에 팅팅 부어있는 얼굴,,,,ㅜㅜ
아무튼 배낭을 메고 등산화 신고 나서니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친구에게 쪼끔 미안했다는~
그렇게 홍천 양구를 거쳐 비수구미로 가는길은 꽤 멀었다.
우리 집에서도 세 시간 가까이 가야 하는 먼길 수다를 늘어지게 떨고 간식도 먹으며 양구길에 들어서니
와~~ 너무 좋다.
길은 차량이 거의 없고 이제 막 물들기 시작하는 산과 묵묵히 흐르는 강은 마음을 편케 해주었다.
고향에 땅파러 간다는 상배의 카톡에 비수구미 간다 하니 단풍이 아직 일 텐데 한다 뭐 어때 단풍이
아름다울 때 또 나서면 되는데 하면서 네비에 켜놓은 비수구미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평화의 댐에 도착해
잠시 화장실도 들리고 댐 풍경도 담았다.
생각보다 물이 많지는 않았다.
댐의 크기는 정말 어마어마하다 저 댐이 처음 만들어질때 울 착한 국민들 얼마나 마음을 모으고 주머니를 털어 보탬을
했던가 생각해보니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역시 울 대한민국 국민들의 마음은 참 한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마음을 제주머니 채우기로 배 불린 역적 같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네비에 입력을 잘못했다.
비수구미 트래킹길로 알려진 그곳에 가려면 반듯이 해산터널을 입력해 가야 한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된 바로 그곳
입력된 대로 따라오니 강가의 공터가 나오고 그곳인가 하고 차를 세우고 1.5km를 갔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되돌아 나와
다시 검색을 해보니 조금 더 가서 해산터널이 있는 해산령에 주차를 해야 했다는,,,ㅜㅜ
잘못 들어간 덕분에 이런 길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곳이 비수구미 마을에서 왔다갔다 하는 간이 선착장이 있는 그곳이다. 아마도 강물의 수위가 좀 낮을 땐 저길 을 따라
비수구미 마을까지 갈수도 있는 듯한데 지금은 저 끝 모퉁이를 돌아 몇 모퉁이를 더 돌면서 길이 강물에 잠겨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아마도 길이 잠기지 않았다면 우린 이길로 비수구미 마을에 갔을지도 모르겠다.
선착장엔 우리처럼 모르고 들어온 차량이 계속 들어오는데 한 분의 말씀으로 비수구미 마을에 전화를 하니 배로 태우러
오는데 삼만 원 달라고 하더라는~
우린 결국 이곳에서 차를 돌려 다시 해산령으로 향했다.
그렇게 해산령 휴게소가 있는 해산터널 앞에 왔다.
역시 주차장이 만원이다 그 틈새 한쪽에 차를 세우고 바로 길 건너에서 시작되는 비수구미 마을 내려가는 트래킹 시작점
닫혀있는 철문에 시그널이 빼곡하다.
한쪽으로 통행할 수 있는 쪽문으로 들어서서 이제 걷기 시작이다.
꽃향유가 보여 잠깐 그 모습을 담는데 핸드폰을 놓고 왔다고 친구는 다시 주차장으로~~ㅎ
트래킹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이런 것을 원한 것은 아닌데,,, 그러나 뭐 어쩌랴 이름이 알려진 곳에 왔으니 오늘은 할 수 없지 하며 하늘로 숲으로 눈을
돌리며 걷는 길은 사진으로는 평탄해 보이나 내리막길이다.
대부분 처음은 오르막을 걷다가 턴하면 내리막을 걷는 트래킹을 했던지라 사실 이 길은 나중 올라오며 엄청 힘들더라
역시 처음 시작할 때는 체력이 되니 올라가고 나중에 내려오는 게 훨씬 편하다는 사실
하늘에 낮달이 떠있다. 저렇게 쪽달을 보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는데 그녀는 다음 주에 만나기로 했다는~~
십여 년 전엔 한 달에 한 번은 꼭 만났으나 이젠 일년에 한번 보기가 어려운 친구인데 다음 주에 만나 눈에 꼭 담아야겠다.
노박덩굴 열매가 보인다.
몇 년 전 친구들과 걸었던 근처 두타연에서 아주 푸짐하게 달고 있던 노박덩굴을 본 기억이 난다.
노박덩굴은 열매, 잎, 줄기, 뿌리 모두 약용을 한다. 관절염 같은 통증 특히 생리통에도 그 효과가 대단하다는데 독성이
없어 예전엔 많이 쓰였다고 하는데 나는 저 휘어진 가지에 노랗게 맺힌 열매 특히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열매가 터져
붉은 속살을 보이는 모습을 보면 왜 그리도 멋들어지게 보이는지~~ㅎㅎ
간혹 아름답게 물든 단풍나무가 보인다.
이제 쓸쓸해 보이는 길에서 햇빛에 반짝 빛나 보이는 붉은빛은 자꾸 눈길을 머물게 한다.
앞서가는 사람들 뭐가 즐거운지 연신 웃고 떠들고 가끔 인증샷을 찍느라 바쁘다.
길을 따라 조금 내려가니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경쾌하다.
비수구미 내려가는 길은 옆에 청정한 계곡과 내내 함께 한다. 물가의 단풍나무는 더 빨리 물이 오르는 듯 색이 곱다.
너무 아름다운 길~~
하늘빛도 곱고 단풍도 곱다.
서늘한 공기도 걷기 너무 좋은 날이다.
뒤에서 연신 찰칵거리니 원식이 뭔가 뒤돌아본다~ㅎ
제 사진 담기는 것 엄청 싫어하는 친구인데 뭐 어뗘~~
이쁜 단풍과 멋진 계곡에 홀려 길에서 벗어났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조금 쉬어가려 내려선 이곳에서 점심을 먹었다.
역시 뜨끈한 컵라면 국물이 좋더라는~ㅎ
다시 길로 올라와 계속 내려가는데 단풍나무도 아닌데 너무 곱게 붉다.
하늘빛과 어우러져 유난 고와 눈길이 가던 나무의 모습도 몇 장 담아보고~~
세상에 이 골짝으로 들어와 살았다니~~
정말 오지인데 여기서 어찌 살았을까 그 시절 그분들의 고생이 조금이지만 느껴진다.
높은 산을 얼마나 굽이굽이 돌아 들어왔는데 그 옛날엔 정말 오지 중의 오지였을 텐데,,,
비슷한 길을 계속 내려가는데 조금 지루했다.
이제 그만 돌아가자고 원식이를 설득해 오르다가 옆길로 또 샛는데 산양 사향노루가 산다는 가파른 산답게 옆길로 새도
도저히 전진이 되지 않았다.
결국 계곡을 조금 거슬러 오르다 길로 나왔다는~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이 길의 반 정도 왔다 되돌아 가는데 내려올 때 그 살방이 오를 땐 꽤 힘들었다.
생각보다 올라오는데 시간이 꽤 걸렸으며 땀도 엄청나고 무릎도 아프더라는,,,ㅜㅜ
힘들게 오르고 있는데 친구가 저 구름 봐~~ 한다.
용 닮았지?라는 말에 고개 들고 바라보니 과연 용을 닮았다.
뿔 달린 용머리와 휘어진 몸통,,, 혹시 우리 눈에만 용으로 보이는 건 아니겠지?~~ㅋㅋ
저기만 돌면 다 왔겠지? 를 몇 번이나 했던지~ㅋ
나중엔 가다 보면 끝이 보이겠지 하며 포기를 했지만 힘이 드니 자꾸 하늘로 눈이 가더라는,,,
단풍이 이렇게 시작하나 보다.
전체가 연한 노랑빛으로 시작해 주황 그리고 붉은빛으로 드는 나무도 있는데 이렇게 마치 손끝부터 물들이듯 시작하는
단풍이 새삼 신기했다.
그렇게 힘들게 올라와 주차장에 들어서 트랭글을 종료했다.
오늘은 9km 조금 넘게 걸었는데 다른 때와 달리 나는 유독 힘들게 느껴졌기에 내 체력이 바닥인가 했더니 친구도 좀
힘들었다고 한다. 아마도 그다지 쉬운 코스는 아닌 듯싶다.
그래도 이제 막 곱게 물드는 단풍과 새파란 하늘과 함께 했던 오늘은 꽤 괜찮은 하루였다.
돌아와 무릎에 파스를 덕지덕지 붙이면서도 그 하늘과 그 숲이 눈에 삼삼한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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