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팔월인데,,,
일에 치여 여유없은 마음인데,,,
가끔 가을이 내 곁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젠 닫고 자야하는 창문.
창밖 묵정밭에서 들리는 귀뚜리 소리와 풀벌레 소리들,,,
스산해지는 마음으로 잠에 빠져든다.
이토록 피곤한데도,,,
바쁜 아침 출근길.
강가의 가로수 벗나무의 그 초록잎새가 어느덧 붉은 잎새로 변하는 모습
초록 사이의 짙은 붉음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화려한 가을을 느끼는게 아니라 애처로운 가을로 다가온다.
점심시간.
식당에서 돌아오는 그 짧은 순간의 햇빛,,,
한여름의 후덥하고 뜨거운 햇빛이 아닌 따갑다란 말이 어울리는 햇빛
오곡백과가 무르익으라 그리도 쨍하니 따갑겠지?
그리고 일하는 순간 순간.
문득 가을이 내 곁에 있음을 느낀다.
그저 곁에 와 있구나 하고,,,
큰일이다.
가슴앓이 심하게 하는 가을이 다가오니 어쩌면 좋아?
코사마트 앞의 가로수에 무성히 얽힌 칡넝쿨을 보았다.
잠시 스쳐지나는 순간 오늘 아침엔 그 칡넝쿨의 보라빛 꽃을 보았는데
산으로 가고 싶었다.
휴가때 혼자 오르던 산길에서 모기의 공격에 몸서리를 쳤었는데 이젠
산은 그리 습하지 않을테니 모기도 덜 극성이겠지?
그렇게 무성하고 깊은 향기를 지닌 산엘 가고싶었다.
청청한 소나무 아래서 그 향기를 흠뻑 들이마시며 내 시름과 고단을 풀고
싶었다 오늘 아침엔,,,
일요일쯤 산을 만나러 가야겠다.
그 깊고 넓은 품에 안기어 다 흘리고 다 풀고 편한 휴식을 취하고 와야겠다.
보온병에 뜨거운 커피를 타 가지고 그저 산책하듯 올라가 오두마니 앉아있다
돌아와야겠다.
이렇게 가을을 이겨내보자.
가을을 사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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