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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금요일의 선유도 나들이...

by 동숙 2006. 1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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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머신을 탄듯 뒤로 돌아간 시간.

 

우리동네는 지금 겨울이다.

이젠 뼈속까지 추위가 느껴지는데

 

지난 금요일

일주일 전부터 설레던

친구들과의 만남은

계절마져 돌려놓은듯

가을이 한창이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집안일을 하고

혹 하루라도 비워진 내자리가

표날까 걱정스러워

화분이랑 냉장고랑 다 둘러보며

큰 딸아이에게 잔소리도 하고

저녁 부탁까지 하고 

길을 나섰다.

 

원식이와 광주에서 만나

분당 원식이네 집에 잠시 들렸다.

요즘 금요일은 예전의 토요일 같으리라

미리 생각하고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설레고

어제 현이의 영화이야기에 또 설레고

혹 시간이 많이 앞선다면 영화도 한편 봐야지

마음먹으며 그 따스하고 환한 햇살속으로 들어갔다.

 

너무 일찍 도착한 영등포...

나 사실 영등포 처음이었다.ㅎㅎㅎ

완전 서울 촌놈이지...

 

영등포 공원을 한바퀴 돌아보고

차안에서 보기보담은 좀 추워서

역사로 들어가 커피 전문점을 찾았다.

 

아주 달콤한 입안이 저릴정도로 달콤한

도너츠 두개랑 블랙 커피 한잔 마시고

다리를 쉬었다.

 

현이와 원식이가 통화를 하다가

갑자기 선유도 이야기가 나왔다.

 

지난주던가?

현이가 와프랑 선유도 다녀왔다고 한게...

아무튼 그곳이 그렇게 멋질수가 없다고

시간도 이르니 한번 가보자고...

 

현이가 도착하려면 시간이 제법 걸릴듯 싶어

영등포 재래시장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조금 발이 아팠지만...

눈의 즐거움이 앞서 무시하고

영등포 시장으로 들어갔다.

애인처럼 친구의 팔짱을 끼고...ㅎㅎㅎ

 

정말 재래시장이었다.

아주 큰 시장... 나도 천호동에서 자라면서

천호시장을 잘 아는지라 더 반가웠다.

 

시장도 그렇고 그곳에서 당산역까지 걸어가며

내가 느낀 풍경들...

꼭 나 어릴적 자라던 우리동네 모습같아

가끔 눈물도 비죽 나왔다.

 

시장 모퉁이에서 거리에서

엄마의 모습도 보이고

우리동네 수다장이 아줌마도 보였다.

내 어릴적 첫사랑의 모습도 보인다.

조금 어설프게 고개를 숙이고 다니던

내 모습도 보인다.

 

문득 과거로 돌아간듯한 착각...

마음 저 깊은곳에서

그리움이라 이름붙이기도 좀 부족한

뭔가가 아지랑이처럼 사라락 피어오른다.

 

 

당산역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선유도로 가자고 부탁하며

발이 심상치 않았다.

 

선유도는 정말 아름다운 곳 이었다.

서울의 한복판에 그런 섬이 있다는게

믿어지지 않을만큼...

 

계절을 뒤로 돌린듯

새빨간 단풍과 노란 은행잎

강변의 갈대와 바람까지...

갈대숲에 숨어있는 하얀 오리떼들...

 

원식이와 예전 티비의 만화였던

닐스의 모험을 이야기했다.

닐스가 타고 다니던 그 오리의

아니 기러기 였던가?

아무튼 그시절의 이야길 나누며

아이들처럼 연인들처럼 선유도를 돌아봤다.

 

다리 밑으로

검은 염소와 하얀 염소 한쌍도 보았고

구절초 꽃도 바라보며 현이를 기다렸다.

 

멀리서 현이가 다가오는 모습이 보이고

그곳에서 우리를 카메라에 담는다고 서 보란다.

우린 현이 샘나게 하자고 더욱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곳곳의 아름다운 선유도 풍경도 찍었다.

 

선유도는 예전엔 밤섬이라 불리던

버려진 섬으로 알았는데...

언젠가 실미도란 영화를 보며

다시 다가왔었다.

 

그 흔적일듯 싶은 오래된 담장...

수련이 피었을 작은 연못들...

지금은 보기 힘든 미루나무...

 

선유도를 돌아나와 다시 영등포 역으로

그곳에서 미강이와 한지를 만나 부둥켜 않고

동진이와 악수를 나누고

따뜻하고 달콤한 계피향이 가득한

카푸치노 한잔을 마시며

속속 도착하는 친구들을 만났다.

 

이렇게 행복가득한 금요일의 나들이

기억에 곱게 묻어둘 내 나들이...

 

비록 발에 커다란 물집이 여러개 잡히고

몸살을 치루지만...

뭣과도 바꿀수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아주 행복하고 따스한 추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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