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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기특하고 대견한 손

by 동숙 2013.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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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부지런히 저녁을 지어놓고 청소기를 돌리고 밀대로 걸레질까지 끝냈다.

내내 놀던 지난 9개월간 하지 않던 짓을 하고 나니 어째 대견스럽기 까지,,,ㅋ

 

빨래를 개며 뉴스를 듣는데 케냐의 테러가 거의 마무리 되어가고 있다고 한다.

문득 든 생각 영민이.

얼마전 영민이의 두 딸램이 케냐로 봉사활동을 떠난다며 딸램들 걱정을 하던 영민이 생각이 들었다.

아뿔싸,,, 케냐였다.

 

허둥 영민이에게 전화를 넣었다.

오랫동안 울려도 받지를 않는다 혹 전화번호가 잘못된게 아닐까 싶어 끊고 확인을 하고 다시 걸었다.

그래도 받지를 않는다.

 

슬며시 두려운 생각이 든다.

ㅡ 영민아 잘 지냈니?  뉴스를 보다 네 딸들이 케냐에 간게 생각,,,

까지 썼을때 문자가 들어온다.

ㅡ 동숙아~~~♥♥♥

이런,,, 순간 안도를 하고 다시 전화를 했고 영민은 냉큼 받았다.

 

소근소근 목소리로 지금 회의중 이따가 전화할께 한다.

딸들은? 하고 물으니 지난주 돌아왔어 한다.

그래 어여 일봐~~

 

맘이 놓였다.

참 희안하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어 잊고 있다가도 뭔가 연상이 되면 손가락이 저절로 찾는다.

친구란,,, 그래서 친구인가 보다.

 

 

출근후 처음 유지를 만들었다.

내일 출고라고 혼자 낑낑대는 사장님을 도와 바에서 빼고 포장하는 작업을 했다.

이 역시 9개월이란 시간이 흘러 그런지 힘겹다.

정말 일 같지도 않은 일인데 허리도 아프고 손바닥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다.

그런데 한번 두번 하다보니 예전의 그 감각이 살아난다.

 

기특한 손.

오늘은 내 손이 참 기특하다.

 

친구의 안부도 묻고 일도 하고 바지런 손을 놀리고 난 후의 묘한 쾌감이 참 기분좋다.

살아있는 느낌?

 

 

두사람의 손님을 맞이했다.

참 희안하게 두 손님 다 소통이 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런 표현이 어떨지 모르겠는데 꾀만 가득찬 욕심 많은 눈빛을 본 느낌이었다.

별로 썩 좋아하지 못할듯 아마도 그럴것이다.

 

예의가 없는 사람.

입이 험한 사람.

욕심이 가득한 사람.

내가 참 싫어하는 사람의 종류인데 오늘 만난 두 사람은 이 세가지를 모두 갖춘듯 보여서 싫었다.

 

그런데 우습게도 달라진 나를 발견했다.

싫은것을 감추지 못하던 나였는데 오늘은 그 표현을 감쪽같이 감추고 대했다.

나,,, 나이를 먹은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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