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이었다.
내가 처음 어깨가 아파 병원에 들려 제대로 정밀검사를 받고
석회화건염으로 진단을 받고 시술을 하였던 시기가 그 즈음이었으니
거의 오년만에 다시 재발했다고 해야 하나?
어깨가 아파온것은 두어달 전 부터였다.
뜨끔 하며 아프던것이 묵직하게 쑤시게 되고
결국은 밤잠을 설치게 되는 수순을 겪었다.
머리로는 병원에 가봐야 한다는것을 알고 있으면서
이렇게 방치하면 더 나빠진다는 것을 알며
게으름이라 표현할수밖에 없는 이유로 미루던 검사를 받았다.
역시나 예상대로 석회화건염이 시작되고 있었다.
지난번처럼 광범위하게 퍼진것은 아니기에 이번엔 약으로 치료를 해보자 하시는 의사샘의 권유로
첫날은 링거에 약을타서 맞는 치료를 하고 이틀치의 처방전을 받아 돌아왔다.
정형외과약이 그리 독하다는것을 미리 알지 못하였기에 약을 먹는 이틀동안 속이 아파 고생을 했다.
나중엔 어깨 아픈것보다 속 아픈것이 더 괴로운 지경이 되어서 다시 병원을 방문하는 날
의사샘과 그 이야길 나누고 조금 순하게 약을 처방 받아 돌아왔다.
현탁액으로 되어있는 위장약도 함께 처방을 받아서 속이 아플때마다 먹었더니 한결 편안했다.
그래서였나?
내내 가볍게 보내던 가을과 겨울의 초입을 요즘은 복잡한 마음으로 보내게 된다.
마음을 다독이려 오르는 뒷산에서 울컥 눈물이 두어번 나왔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그저 귀에 꽂은 이어폰에서 들려오는 음악에도 그랬다.
나는 그렇다고 믿고 싶다.
처음 뒷산에 오를땐 자연의 소리를 듣고 싶어서 오롯 그 품속에 빠지고 싶어서
문명의 소리를 차단했는데 늘 오르게 되니 매양 보는 모습과 기척과 소리에 살짝 무료함을 느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걸었다.
힘들게 오르던 오르막도 음악에 빠져 걷다보니 어느새 이곳을 지났구나
놀랄 정도로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오늘도 오르며 여전 귀에 이어폰을 꽂았는데 모처럼 싸늘해진다는 겨울바람이 불고
나무들은 크게 휘청이며 그 틈새로 팔당호의 반짝이는 물결이 보이는데
불현듯 왈칵 눈물이 솟았다.
감동해서 나오는 눈물이 아니었다.
어쩐지 신세한탄과 비슷한 느낌이었다고 할까?
살아온 지난 세월과 또 살아갈 앞날
무엇이든 열심히 할수있는데 그 자리가 없다는 중년의 막막함,,,
쓸쓸하고 허망하단 생각에서 눈물이 나왔다.
참 우울하게 하는구나 싶었다.
얼마전엔 이 자연에 속했다는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었는데
속절없이 지나는 시간과 세월이 마치 나를 이세상에 아무것도 할것없는 할수없는
늙은 퇴물로 만들어 놓은듯 해서 우울했다.
내인생에 앞으로 장미꽃은 없다 국화꽃만 남았을뿐,,,
이라는 글귀가 자꾸 눈앞에서 아롱거렸다.
감정에 빠져 스물 새어나오는 울음을 한껏 참으며 걸었다.
그러다 생각해보니 내가 왜 이렇게 비관적이 되었나 싶었다.
몸이 편치 않으니 마음이 약해지고
그 약해진 마음의 틈새로 비관적이고 허망함을 슬퍼하는 음악이 새어들어 더 틈새를 벌려놓았구나
그리고 나로서도 어쩌지 못하게 내 감정을 가지고 즐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때론 독이 될수도 있다.
세상사 모든것이 양면이 있어서 약이 될때도 있겠지만 맹독이 되어 나를 해 할수도 있다.
모든 짐을 다 지려하는 미련한 짓은 하지말자,,,라고
때로는 내려놓음이 현명하다,,,라고
다독여 보는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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