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이었다.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사제관계가 어쩌면 이런날 더 서먹할지도 모르겠다.
오래전 큰아이 초등학교 오학년때...
그 전까진 늘 선생님들께 뭔가를 해 드렸었고 심지어 살짝 바라는 마음을 내 비치는
분들도 계셨기에 그때도 그랬었다.
시집을 한권 사서 그 안에 봉투를 넣어 이쁘게 포장해 보내드렸다.
그날 딸아인 아무말도 없었기에 나또한 무심히 지났었다.
그 다음날 딸아이가 편지봉투를 하나 들고 돌아왔다.
동글동글 정감있는 필체의 정성어린 선생님의 편지글은 날 감동케 했었고 한편
부끄럽게 했었다.
내용인즉...
선생님도 내 또래 시라서 아이가 있어 엄마의 마음은 충분히 알고 계시다며 돌려드리는
봉투를 받으며 엄마가 서운해 하지 말았음 좋겠단 말씀과 받은것 처럼 아이를 일년동안
잘 돌보겠다는 약속을 하시겠다는 내용이었다.
어찌나 부끄럽던지...
다신 학교엘 찾아가지 못하겠다 싶었다.
그후 전화를 하셔선 혹시 기분 상하진 않으셨느냐 정말로 아이를 사랑하며 잘 보살필테니
어머님 마음 놓으셔도 될거란 말씀을 친구처럼 언니처럼 다정하게 하셨다.
이런 선생님도 계시구나... 감동했었다.
그당시엔 세태가 그러했는지 드리는것은 다 받으시고 가끔... 정말 가끔 옆구리 찌르는
선생님도 계셔서 좀 뜨악해하며 그래도 일년동안 내 아이를 돌봐주실 분이니 해야지 하는
마음이었었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처음 만난 정말 따뜻하고 곧은 선생님 이셨다.
그분... 장희자 선생님은....^^
그후론 아이 선생님께 촌지 그런것은 아예 생각도 않게 되었다.
혹시 슬쩍 옆구리 찌르는 선생님껜 작은 선물을 했었다.
손수건이나 책이나 그렇게...
아이들이 복이 있는건지 아님 많이 달라진 교육환경 때문인지 별 불편함이 없이 지나갔다.
가끔 아이 친구엄마들 하는말 들으면 요즘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분들이 계시다는데...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었다.
작은애의 이번 담임 선생님은 스물 후반쯤 되셨을라나?
무척 미인이고 젊은 선생님이시다.
이 선생님도 참 멋지고 따듯한 분이시다.
지난달 가정방문을 하신다기에 속으로 걱정을 좀 했었다.
초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을 웬? 오시면 그냥 보낼드릴순 없는거 아닌가 하며
속으로 고민을 조금 했었다.
그런데 선생님은 오시기전 여러번 공문으로 당부를 하셨다.
물조차 마시지 않을것이다...라고.
정말 그랬다.
집에 오셔선 아이방 둘러보고 공부할 방을 가진것에 감사하란 말씀으로 시작하셨다.
책장의 책을 쭉 둘러보시며 이런저런 책은 저도 읽었어요 하며 웃으시고 아이에겐
책을 많이 읽으라 당부하셨다 좋은 책이 많이 있는것도 얼마나 큰 복이니 하시며...
학원이나 학습지 이런것보단 네가 하려는 마음이 더 중요하단 말씀과 함께 좀 어려우면
EBS 교육방송을 인터넷으로 보라고 그게 많이 도움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선생님도 중고등학교때 그렇게 하셨다고 형편이 많이 어려워서 학원을 다니지 못했다며
아이의 등을 다독이셨다.
우리 아들 선생님을 좋아하는지 싱긋 웃더니 정말 교육방송을 자주 보고 듣는다.
이번에 본 중간고사엔 성적이 많이 올라갔다고 좋아하며 교육방송 덕을 많이 봤다고
저도 신기해 하며 앞으로도 그렇게 공부할거라고 한다.
좋은 방법을 제시해주신 선생님께 어찌나 감사한지...
스승의날...
뭔가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
작은것도 안될까? 하고 아들에게 물으니 엄만 선생님 아시면서 그래요? 한다.
그래... 알지....^^
네 선생님 같은 분들만 계신다면 얼마나 좋겠니...ㅎ
마음으로 감사을 가득 담아 보낸다.
아이를 옳은길로 인도해 주시고 따뜻하게 보듬어 주신 은혜 두고두고 잊지 않으련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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