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의 날
오월일일 금요일 우리 회사는 야유회를 가기로 했었다.
강화도니 난지도니 분분하던 장소는 결국 김포 문수산으로 정해졌고
몇몇이 참석을 못하였지만 그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산행을 한다고 미리 말해줬으면 산행준비를 하고 왔을텐데,,,,
모두들 가벼운 운동화에 심지어 구두까지 신고 왔는데 느닷없는 문수산 등반은
좀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열심히 헉헉대며 정상까지는 못가고 중간지점
팔각정있는곳에서 강화도를 배경으로 한장의 사진을 찍었다.
전날 거의 잠을 자지 못해선지 아니면 날카로운 신경때문인지 썩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그래도 표현을 할수는 없는지라 억지로 웃으며 마시며 먹은게 역시 또
탈이나고 말았다.
도착지점에 거의 다 다랐을 무렵부터 내 눈속의 풍경은 하얗게 바래가고 있었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아득해지고 입안엔 신침이 고이고,,,, 큰일났다 싶었다.
다행히 가방속의 반짓고리에서 바늘을 꺼내 손을 따고 정자언니의 등 두드림에
조금 나아졌고 서둘러 하산을 하였다.
황대리가 조그만 바위에 앉아 사진을 찍어달라고 하는 찰라,,,, 이런 이번엔
오른쪽 발에 쥐가 나고 말았다. 어찌나 창피하던지,,,,,ㅜㅜ
하산후 장어구이집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하였다.
장어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인데,,,,
늘 빨갛게 양념한 장어만 먹어봤는데 의외로 숯불에 구운 장어를 고추냉이 양념장에
찍어먹는것은 괜찮았다. 고소하고 단백하고,,,,ㅎㅎㅎ
동동주를 꽤 많이 마셨다.
회장님의 잔 이사님의 잔 언니들의잔까지 거의 여섯잔은 마신듯,,,
게다가 복분자까지 세잔을 마시고 나니 배도 엄청나게 부르고 취기도 오르고,,,
난 취기를 가시게 하느라 잠시 밖으로 나와 시골길을 거닐었다.
산들 불어오는 바람도 좋았고 따스한 햇볕도 좋았고 길가의 연분홍 복사꽃도 너무
아름다운 산책길이었다.
어른들이 주시는 잔을 마다하긴 좀 그래서 계속 받아 마시던 동동주만 아니었음
훨씬 더 멋진 산책길이 되었을텐데,,,,ㅋㅋㅋ
김포의 대명항엘 들렸다.
회도 팔고 건어물도 젓갈도 파는 항구는 제법 사람이 많았다.
처음으로 가리비젓갈을 먹어봤다 쫄깃하니 짜지도 않고 괜찮았기에 한병을 사고
덤으로 맛있어 보이는 깻잎장아찌를 얻었다.
어시장에선 혼자 나들이 나온게 미안해서 회 두가지와 아들애가 좋아하는 산낙지를
사서 얼음넣은 박스에 잘 마무리하여 들고 다녔다.
후루륵 맛있게 먹을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 맘이 푸근해진다.
잠시 통화를 한 아들애의 목소리는 시험이 다 끝나서 그런지 밝은 목소리였다.
의외로 시험도 아주 잘 봤다고 걱정말라 하는데 엇그제의 그 미운마음이 스르르 녹아
없어진다. 애들때문에 웃고 울고 그런다.
돌아오는 차안에선 내쳐 잠을 잤다.
한참 자다 깨었을땐 수지였다. 그곳에서 저녁을 먹고 박팀장님과 보영씬 헤어지고
다시 출발할땐 우리 가족들만 남은듯해서 마음이 놓인다.
뭔가 큰 행사를 마친듯한 풀어짐,,,,
많이 먹지도 않았는데 쳇기가 가라앉지 않은것이 문제였는지 주차장에 도착할즈음엔
정말 죽을맛이었다.
어떻게 운전을 해야하나 걱정이 앞설 정도였다.
대리운전을 해야하나 잠시 고민을 하다가 겨우 십오분 이십분 운전이니 그쯤은 하는
마음에 우선 출발을 했다. 역시나,,,,,ㅜㅜ
집앞에 주차를 시키고 여행지에서 산 물건도 들 힘이 없어 아들애를 전화로 불러내고
가방 차키 다 내어주곤 몸만 뛰어들어와 결국 구토를 하고 말았다.
에고고 그러고 나니 좀 낳다.
허연 얼굴을 하고 누워 힘없는 목소리로 아들애 산낙지부터 챙겨먹으라 이르곤 내쳐
잠이 들었다. 새벽까지,,,,
이번 야유회는 참 별로였다.
영 엉망인 기분
기분따라 몸컨디션도 엉망
이렇게 하루의 고역을 끝냈다.
그래도 하룻밤 쉬고난뒤 사진을 보니 슬몃 입가에 웃음이 번진다.
어젠 바른 정신과 몸이었다면 내 기억속에 담을 그 많은 풍경들이 새삼 아쉽다.
언제 다시한번 찾아봐야지,,,, 하는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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