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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뭐에 홀렸었나봐~

by 동숙 2006.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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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랑 둘이서

고구마 몇개 쪄담고 보리차 한병담은

작은 배낭을 둘러메고

오늘은 좀 길게 돌아보자 마음먹고

산으로 출발했지...

 

어제도 탑선리 고개의 조금 큰산엘

다녀왔는데 끝까지 못가고

중간에 내려왔건만

거의 두시간이 넘게 걸렸거든

오늘도 두시간은 돌아야지 맘먹었지

 

올라가는길에 순흥안씨 종산에 있는

정아네 밭에서 실하게 큰 무우도

세놈 서리하고...ㅋㅋㅋ

먼저 봐뒀던 하얀 새깃유홍초

씨앗도 받고 그랬지.

 

항상 올라가던곳은 좀 흥미가 없길래

오늘은 좀더 깊숙이 들어가서 올라가자

했더니만 울 딸래미 순순히 그러자 하네~

 

올라가며 노랗고 향좋은 조기 위의 산국도

이쁘게 한장 찍어주고...

요즘 너무 가물어 단풍없이 그냥 낙엽이 지는

산길도 한장 찍고 왕고들배기 하얀솜털이

너무 이뻐서 그것도 한장~

또 나무밑둥에 자생한 버섯...

참 희안한 도형일세...ㅎㅎㅎ

그넘은 몇장 찍었지~

 

그렇게 거의 정상엘 다다랐는데

이쪽은 등산객이 별로 없어선지

길이 덤불로 뒤덮여 있는거라.

긴옷으로 단디 챙겨입어서

앞에서 헤치며 또 잔가지 잘라주며

길을 터갔지....

 

안개라고 하기도 뭐하고

스모그인가?

하여튼 뿌연 시야가 영 껄끄러웠는데

한참을 헤치고 올라가도 길이 안보이는거야.

 

내가 몇년을 올라다닌 산인데...

봄이면 산나물 하러 골짜기 구석구석

가을엔 밤도 줍고 도토리도 주우러

또 겨울엔 옆구리 살좀 빼려고

이렇게 계절마다 샅샅이 훝었던 산인데...

흠...이럴리가 없다.

 

뭐에 홀렸나 싶더라.

한참 오르락 내리락....

조금 앞이 틔인곳에서 산세를 바라보니

이런 이쪽이 아니네 그려....

 

다시 또 올라가길...

참~!!

올라가다 이쁘고 실한

산마늘 두넘은 캐서 가방에넣고

또 산옥잠화 큰넘도 씨앗을 받고

이렇게 수확도 있었다네...ㅋㅋ

 

엉금엉금 기어가며

덤불숲을 헤쳐서 겨우 길을 찾았네.

하이고~~얼마나 감사하던지~^^

 

거기부턴 일사천리지뭐~힛

울딸래미 그래도 어제간 탑선리

산보담은 훨 쉬웠단다.

 

내가 앞에서 길만들며 얼마나 고생했는데

지는 걍 뒤따라 왔음서...핏~

 

하여튼 길을 찾고부터는

한시간 반정도 걸어야 되걸랑

그래도 덤불이 아니고 등산로이니

훨 쉽게 왔지...ㅎㅎㅎ

 

중간에 있는 약수터 쉼터에서

물도 마시고 하늘바라봄서

누워서 한숨 돌리기도 하고.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해...

어떻게 그렇게 길을 잃을수 있을까?

한두번 다닌것도 아닌데...

영 기분이 않좋더라

 

오늘 산행은 고생 디따 많이했다.

산에 한시간 다니면 700칼로리가 소모된단다.

밥 한공기가 200칼로리 조금 넘는다니

다이어트에 정말 좋은운동이지?

이거 약수터에 써 있는말...

즉 운동하라는 말이지뭐~~^^

 

넘 피곤해...

씻고 한숨 눈붙였는데

몸이 더 무겁다.

 

낼은 산 말고 생태공원을 돌아야 할까봐...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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