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같은 더위가 한주일을 지나더니 오늘은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처음 일기예보에서 폭염 주의보라는 말을 들었다.
오래 살다보니 별의별 주의보가 다 생긴다.
거의 두어달을 두문불출 집안에 있어서 계절가는줄 몰랐다.
얼만큼 여름이 다가온건지...
난 늘 봄의 끝자락 또는 여름의 시작인줄 알았는데 더위때문에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를
보면서 아 이젠 한여름 이구나 하고 느꼈을뿐 실제로 내 자신이 여름이다 폭염이다라는
느낌은 못느끼며 지났다.
지난주에 선풍기를 꺼냈고 며칠전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의 헉헉대는 숨소리를 시작으로
에어컨을 가동했다. 한시간 정도... 해넘이 후엔 창을 열고 모기향을 피워놓고 선풍기만
돌려도 이곳 퇴촌은 시원하다 겨울의 그 혹독한 추위는 몸서리치게 싫었지만 여름의 특히
여름밤의 그 기분좋은 선선함은 축복이다.
다음주부터 미솝으로 출근을 하기로 결정을 했다.
많이 망설였다. 내가 내린 이 결정이 과연 옳은것일까 무엇을 얻고 또 무엇을 잃을지도
모르는 중대한 싯점이기에 소홀히 결정하긴 어려웠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
언니와 오라버니 그리고 친구를 잃을지도 모른단 그점이 제일 큰 고민거리 였었다.
물론 내가 염려하는대로 그렇게 되지 않을수도 있다. 어쩌면 더 더욱 곤고히 다져지는
사이가 될수도 있지만 난 그래도 혹 생길지도 모르는 불상사를 먼저 걱정하게 된다.
앞으로 내 행동과 일처리에 따라서 좌우될 문제이긴 하지만 잘 할수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뒤따르는 불안감 또한 쉽게 관과할수 없다.
아~!
이 지독한 A형의 소심증....
하루종일 가끔씩은 멈춤도 있었지만 비는 계속 되었다.
덕분에 더위는 한결 누그러 들었고 난 이 빗소리 때문에 행복하다.
한시를 조금 넘긴 시간엔 폭포수처럼 내렸다. 혹시나 하는 염려로 신랑과 통화를 하고
이제 하루를 마무리 한다.
비오는날의 짝꿍.
김치부침개도 부쳐서 아이들과 저녁을 먹었고 따뜻한 커피도 한잔 마셨고 오래전 마릴린 먼로가
주연을 한 7년만의 외출을 봤다.
그 유명한 지하철 통풍구 위에서의 치마자락 날리던 요염한 그녀 마릴린 먼로 아주 어릴적 흑백으로
보았던 그 영화를 오늘 다시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영화의 장면은 티비위로 흐르고 내 머리속엔 내 어릴적 흑백티비와 가족들의 모습이 흘렀다.
오늘은 이래저래 추억을 되살리는 하루가 되었다.
빗소리를 배경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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