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까진 분명 기억하고 있었다.
삼일전,,, 그때도 분명 난 기억하고 있었다.
오늘 소희가 퇴촌으로 이사를 한 날이다.
난 이사도 돕고 큰언니 답게 이것 저것 챙겨줘야지 하고 마음먹고 있었다.
분명 그랬었는데 어쩜 그렇게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일까?
오후 엄니께서 전화를 하셨을 그때도 이사에 관한 생각은 내 머릿속에 없었다.
아마도 내가 이곳에 살아서 이곳으로의 이사가 결정이 되었을텐데,,,
부족한 언니다 난.
꼭 알고 있었던 것처럼 허둥대며 안그래도 가봐야지 했다고 둘러댔다.
샤워하고 건너갈께,,,라는 말을 생각없이 하고 나서 다시 전화를 했다.
저녁은 어찌할건지 집에서 먹을건지 아니면 외식을 할건지 물으니 밖에서 먹자고 한다.
엄니랑 나 그리고 소희 그렇게 셋이 이가네 냉면집에 들렸다.
오후 급하게 퍼붓던 소나기로 뜨끈한 들깨 수제비를 먹자고 했었는데 찾아가니 휴가란다.
아쉬운대로 이가네 들려 냉면과 돈가스 그리고 손만두를 시켜놓고 눈맞춤을 했다.
엄니도 소희도 아마도 나역시 그랬겠지?
화장기 없는 부시시한 얼굴과 머리로 서로 바라보며 머리가 왜 그래? 나도 이상하지? 하며
웃었다 그렇게 내 부실함을 덮었던게 아닐까?
식사후 소희의 새 보금자리로 자리를 옮겼다.
스물여덟평 빌라의 깨끗하게 도배된 새집은 편안했다.
혼자 살기에 크지도 적지도 않은 평수였다.
우리 세 모녀는 거실에 눕거나 다리 뻣고 앉거나 하고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얼마만의 자리인가,,,ㅎㅎ
일흔을 훌쩍 넘긴 어머니와 오십줄 언니 그리고 마흔다섯의 막내까지 세 여자의 수다는 길었다.
뭔가 필요한게 있을텐데 소희는 그닥 필요한게 없다고 말한다.
휴지나 세제를 사다주기엔 좀 그랬고 뭔가 꼭 필요한것 그것을 사주고 싶었다.
식탁을 사줄까? 했더니 식탁없이 훤하게 살고 싶단다.
둘러보니 식탁으로 시야가 막히는것 보단 필요할때 상을 놓고 먹는것이 더 좋을것 같았다.
거실 중앙에 나무로 만든 멋진 테이블을 선물할까 했더니 그것도 싫다고 한다.
뭔가 필요한 그 무엇이 있겠지? 서둘지 말고 차근 살펴보면 살다보면 그런것이 생기겠지
그때 사주는것도 나쁘지 않을것 같다.
열시반
나도 피곤하니 오늘 이사를 한다고 서둘렀을 동생도 엄니도 피곤하긴 매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들어오는길 퇴근하는 딸애를 데리고 올까 싶어 전화를 하니 천호동에서 버스에 타고 있단다.
한시간쯤 더 기다렸다 딸애를 데리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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