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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시장 나들이...ㅎ

by 동숙 2008.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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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그러자 꼭 가보자 약속했었던 남대문 시장 나들이를 오늘 했다.

광주 ic에 차를 세워놓고 버스를 타고 천호역까지 나가 다시 전철을 타고 동대문에서

갈아타고 회현역까지...

 

오랜만에 들어가보는 서울은 확실히 우리동네보담 훨 앞선 계절이다.

개나리 목련 진달래는 만개를 했고 드문 꽃망울을 터트리는 벗나무도 보였다.

사람구경 이것도 참 재미있었다.  이곳은 아직 겨울옷을 입고 사는데 서울엔 반팔

차림의 젊은이들이 있었다.  나도 조금 덥게 느껴질 정도였다.

 

회현역에서 6,7번 통로로 나오니 명숙이가 화단에 앉아있었다.  다가가 꼭 안아줬다.

순간 멀리 두바이에서 은희의 전화가 왔다.  조금 늦었다며 축하해 하는 건강하고

밝은 목소리에 기쁨은 두배가 되었다.  원식이 명숙이 돌려가며 은희와 한참 수다를

떨었는데 국제전화 요금이 많이 나왔을거다.  그래도 무지 반가웠다 은희야....^^

 

너 볼날을 학수고대 기다리고 있으마...^^

 

시장을 가로지르며 어쩐지 소풍나온 어린이가 된 심정이었다.

결혼전 난 근처에서 직장생활을 했었기에 이곳 남대문시장은 내 놀이터였다.

저녁 퇴근하면 동료들과 종종 나와서 떡볶이며 주전부리도 하고 쇼핑도 하고 그랬던

추억의 장소였다. 벌써 이십년도 훨 넘었는데 시장은 별 변화가 없이 그대로 였다.

세월이 멈춰버린듯한 느낌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간듯한 느낌에 반가웠다가 놀라운

풍경을 보게 되었다.   숭례문상가 화방도구점 옆에 웬 허연 가로막이 쳐져있어서

답답한 시야였다.  가만... 저자리는 남대문...즉 숭례문이 있던 자리였다.

 

얼마전 화마로 소실된 국보가 그 자리에 없는게 어찌나 낯설던지... 그 허연 가림막이

어찌나 숭하던지...

 

먹자골목 족발집으로 들어가 말 그대로 배터지게 먹었다.

족발도 동동주도 웃음도...

 

몇바퀴 시장을 돌아보고 겨우 라면냄비 한개랑 여름남방셔츠 두개를 사왔다.

아~!!!

과일맛 사탕을 받았다.  쬐금 치사했지만 원식이 옆구리를 찔러서 받았다...ㅋㅋㅋ

 

참 이상했다.

내가 하는 일도 하루종일 서서 종종거리며 하는 일인데 시장나들이는 엄청 피곤했다.

저녁에 돌집에 가야하는 명숙이와 회현역에서 헤어지고 돌아오는길엔 발바닥도 엄청

아팠고 눈꺼풀은 왜 그리 무거운지 또 한가지 고역은 자꾸 트림이 나오는거였다.

꼬리한 막걸리냄시가 포옥 함께 나오는데 옆사람 보기 무안할 정도였다.

 

천호동에 내려서 작은 찻집엘 들려 딸기바나나 쥬스를 한잔씩 마셨다.

못된 머시마 또 계산할까봐 헐레벌떡 계산을 하고 나오니 뱃속도 차고 해넘이뒤라

바람도 차고 으실 추웠다.  작은 꽃집에서 천원하는 프리지아 꽃을 세다발 사서

셀로판비닐에 싸가지고 버스를 탔다. 

 

돌아오는 내내 어찌나 졸립던지 옆자리의 할아버지가 자꾸 말을 시키는데 대답을

하느라 애먹을 정도였다.  광주 다 와서도 또 깜북 졸았다. 느낌에 버스가 턴을 하는

느낌이 들어 눈을 떠보니 에고나 다 왔다 드디어...ㅎ

 

옆자리 할아버지 버스 갈아타는 자리를 알려드리고 터벅거리며 둘이 걷는데

역시 이곳은 참 공기가 맑다 했었다.  서울의 그 공기보다 약간 차갑지만 그래도

가슴이 트이는 느낌이었다.

 

차를 세워둔 주차장엘 와서야 고마웠단 이야길 했다.

그렇게 원식이와 헤어지고 돌아오니 신랑 눈이 이따시만해 진다....ㅋㅋ

이렇게 일찍왔어?~~~!!!

속으론 좋으면서...ㅋㅋ

 

오늘은 참 즐거웠다.

비록 조금 힘들고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모처럼 도시나들이를 했고 좋은 친구들과

함께 웃었던 시간이어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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