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꼭 산엘 다녀오려고 했었다.
저녁부터 비님 오신다기에 잘 되었다 했었는데 아침 아들애 학교가던 그 시간부터
비가 오신다. 봄비... 대지는 반갑겠지만 난 하나도 반갑지않다.
휴일 내 마음과 몸 가득 자연의 기를 받으면 다음주가 참 편안할텐데 그럴수 없는
지금 내 처지가 많이 원망스럽다.
아무래도 우산이라도 들고 안씨네 종산이라도 다녀와야 할까보다.
소풍날 눈빠지게 기다리다 허망한 그런 심정이다.
이 비에도 신랑은 낚시터로 향한다. 하긴 거긴 포장이 잘 쳐져있겠지 뭐...ㅠㅠ
* 결국 봄비를 맞으며 다녀왔다.
추적 내리는 봄비와 함께 야트막한 동산엘 오르니 할미꽃과 꽃다지 냉이꽃 지천인
또 다른 세상이었다. 혼자 슬그머니 미소를 물고 체크무늬 빨간우산을 쓰고 다녔다.
나중엔 그조차 귀찮아 우산은 접어 손에들고 다녔다.
호미조차 가져가지 못해서 꽃삽으로 비맞으며 캔 봄나물...ㅎ
냉이도 달래도 씀바귀도 속새도 그리고 고들배기까지 물론 제일 많이 캔것은 냉이다.
누군가 봤다면 제정신이 아니군 했을것이다. 비 오시는데 바구니 하나들고 우산은
접어들고 꽃삽으로 나물을 캐고 다닌 내 모습이...
두어시간 돌아다니며 속이 시원했다.
쳇증이 쑤욱 내려가듯 아주 시원한 사이다를 한잔 마실때처럼 아릿해지는 느낌
구슬붕이 새싹도 보았고 이제막 고개를 든 할미꽃도 디카로 찍어오고 생강나무
다복하니 핀 모습도 여름이나 되어야 흔하게 보일 주름잎까지 찍었다.
집에 돌아오려 마음먹으며 그때서야 온통 젖고 춥고 그런걸 느낄수있었다.
배도 엄청 고프고...ㅎㅎㅎ
저녁을 지어먹고 난 후에 나물손질을 했다.
양이 작아서 무침을 하던지 찌게를 하던지 한가지만 해야하겠다 싶었는데...
그것도 다 물건너갔다. 잔뜩 먹었으면서 신랑과 아들은 확실히 걸귀가 들었나보다
깨끗이 씻어놓은 나물을 보더니 상추에 쓴나물과 달래 냉이를 한꺼번에 얹어 쌈을
먹어보겠단다. 한쌈 먹고나더니 신랑이 아들을 부른다.
" 준영~ 나와봐 완전 죽여준다...ㅎㅎㅎ" 이러면서 결국 둘이 다섯쌈씩은 싸먹었다.
생채로... 내일은 생것으로 뚝뚝 뜯어넣고 상추도 그렇게 넣고 고추장 넣고 비벼달란
주문까지 미리 하고서야 둘다 떨어졌다.
저렇게 좋아하는데...
일한답시고 나물한번 제대로 캐다 먹이질 못했다. 내일은 아침에만 비가 오신다니
낮엔 호미까지 챙겨서 나가봐야겠다.
귀한 달래까지 몇뿌리 캤다.
냉이는 조금있으면 세겠다 싶었고 속새와 씀바귀종류는 이제 한창이다.
향긋한 향이 아주 그만인 쌉싸름한 맛이 잃은 입맛을 되돌려주는 나물모듬...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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