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억새등을 보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게 있다.
내 시아버님 정 만 재 님.
이 세상에서 더 이상의 사랑을 받을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지극히도 사랑하셨던 분
첫 눈에 사랑에 빠져 버리셨던 그분
울 신랑이 날 처음 시댁에 인사 시키러 데리고 갔을때
살짝 불러서 하신 말씀이 있다는걸 작년에야 알았다.
" 얘야.. 너 저애 평생 고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으면 데려오너라
단 한순간도 자신이 없다면 지금 보내라
사랑받아야 하는 아이인것 같다 "
이 말씀에 우리 신랑 심사숙고 했었다는 이야길
작년에서야 고백했었다.
난 어쩜 결혼생활 중 십오년은 그분과 사랑했는지도 몰라
내 버팀이 되어주신분 그분과...
늘 조용하시고 화내실적 별로없고 정물화 같던 울 아버지
지병이 있으셔서 잡수시는것도 많이 신경쓰셔야 하셨던
내가 친정에선 맏이기에 참 부담스러웠었는데
뭐든 잘 해야 한다는 부담이 컷었는데
결혼후 마음놓고 막내짓을 할수 있게 된게
울 아버지의 무조건 사랑 때문이었다.
시어머님과 위로 두분 동서들 그리고 시누이까지
어쩜 난 이 여자분들의 시샘의 대상이었어.
가끔 그런 생각을 했을때 있었는데...
울 아버지랑 난 어쩜 전생에 연인 이었을지도....ㅎㅎㅎ
어떠한 경우에도 내 편이 되어주시던 아버지
어떤 음식을 해 드려도 맛있게 잡수시던 아버지
내 아이들 특히 큰 아이를 무릎에서 내려놓지 않던 아버지
철없는 감성적인 며느리 위해서 가을이면
산으로 들판으로 밭으로 다니시며 갈대와 수수 조등을
챙겨주시던 아버지... 내가 항아리에 그런것들 담아놓는걸
좋아했거든 해마다 가을이면 그걸 준비했다 주셨지...^^
나중 딱 한달을 앓고 돌아가시던 그때에
병원에 있으며 형님과 어머님께 아버지 이야길 들었지
큰형님 말씀은 참 인색하셨다네 정도 마음도
그런분이 아버지라고 말씀하시더라.
어머님 말씀은 덧정없는 분이라네 까탈스럽고
입성도 식성도 그랬다네...
시누이들 말씀은 냉정한 분이라네 자랄때 부터
결혼후에도 그러셨다네.
손주들 안아주지도 않으셨고
식사도 딱 반공기 반찬도 매일 오름 싫어하셨고
곁을 안주시는 차고 냉정한 분인게
중론이었어... 어이없게도.
우리신랑 그러더라
아마 아버지 사랑 받은것은 너밖에 없을거라고
아버지 무릎에서 놀았던 손주는 주영이 뿐이라고
그때서야 내가 얼마나 큰 사랑을 받았는지 깨달았지.
난 처음부터 막내라고 또 며느리 사랑은 시아버지라고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사실 아버님 소리도 별로 안했어
늘 아버지 아버지~ 그랬지.
가끔 다니러 오실땐 팔장끼고 시장가자고 조르고
코다리 찜을 참 좋아하셨는데 매번 그걸 해놓고
아버지 이거 좋아하잖아요 하며 드시라고 재촉하고
그러면 싱긋 웃으시며 한공기 밥을 다 비우셨지
우리 어머니가 참 여기오면 식사를 잘 하신다고
말씀하셔서 내가 음식을 잘하는줄 알았어 바보처럼.
십오년을 봐 오면서 잘못할적 미울적 많으셨을텐데
단 한번도 꾸짓음이 없으셨지 늘 지긋이 바라보기만 하셨지
난 아버지 하면 떠 오르는 모습이 싱긋 웃으시는 모습과
지긋 바라보시는 모습이야...한결같은 그 모습
그분이 가시려고 이별 준비하던 한달동안
아무것도 먹을수도 잘수도 없었다.
얼마나 크게 자리하신지 그때야 알았어
어머님께 식구들께 눈총 엄청나게 받았지
그래도 어쩔수 없었어...
다행히 방학중 이어서 아이들 친정에 맡겨놓고
그 한달을 아버지 침상에 붙어 있었지
신랑도 집에 혼자 두고 아무런 거침없이 꼬박...
의식이 없는 그 순간에도
내가 귓가에 아버지 나야 손 꼭 잡아봐요 하면
거짓말처럼 손에 힘이 들어갔지 그게 잊을수 없다.
얼마나 아리던지 메이던지 사무치던지
다시는 볼수 없다는게 믿어지지 않던 그시간
나에게 임종을 보여주고 싶지 않으셨는지
그렇게 꼬박 지키다 자리를 비운 하루
바로 그날 떠나가셨어...
참 많이 그립다.
너무 많이 보고싶다.
그런사랑 나 어쩌면 다신
받지 못하겠지?
아버지 거기서 저 보고 있으시죠?
나 잘 살고 있는거죠?
내가 아버지 무지 보고싶은거 아시죠?
내가 아버지 무지 사랑한거 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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