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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래된다는것은...

by 동숙 2006. 1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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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다는것은

아무말 안해도 알아채는거

그렇게 편안한 것인가보다.

 

어제저녁에

식탁메뉴로는 자주 올리지않던

북어국을 끓였다.

 

북어에 계란풀고

좀더 부드러우라고

연두부 까지 넣고 시원하게

대파 숭숭 썰어넣고...

 

우린 술을 그다지 즐기지않기에

사실 북어국은 자주 먹질않는다.

 

오징어 동그랑땡이랑

감자조림까지 해놓구

언제오나 신랑 퇴근을 기다리는데

평시엔 그래도 아홉시 좀 넘기면

지금 퇴근해~하며 전화를 하는데

어제따라 전화가 없다.

 

날씨도 쌀쌀한데...

오늘도 또 무지 바쁜가보다

미안함과 고마움 그리고 걱정이 앞선다.

 

열한시가 거의 다 되어서 온 전화

" 미안해 늦었지? 지금 회사앞이야~"

직원하나가 생일이라서

생맥주 한잔 했다고 한다.

어쩌다 있는 술자리였나보다.

 

열두시 조금 넘기며 들어와선

와~북어국 하며 밥을 달라고 한다.

 

술마시더라도 꼭 밥은 집에와서 먹는 신랑.

가끔 그게 참 미울때가 있는데...

어젠 선선히 차려주며

" 빈속에 술마셨어 뭐좀 먹지그랬어~"

했다.

 

나 술마실거 어찌알구 북어국 끓였니 하며

수북히 담은 밥한그릇 국한대접을

후딱 해치우는 우리집 먹보대장.

 

요즘들어 가끔 그럴때가 있다.

뭔가 특별한 반찬을 할때

울신랑 들어와 깜짝 놀란다.

 

" 어 이거 먹고싶었는데...??"

 

결혼해 함께 산지 벌써 이십일년.

참 오래 살아왔다.

 

처음 뭐든 서로 비슷한게 없었는데

우린 외모도 정 반대로 생기고

체질도 난 살이 잘 찌는편

우리신랑은 아주 빼빼마르는 체질...

식성또한 그러했었다.

 

내 삶의 반을 함께 하다보니

이젠 외모도 닮아가고

식성도 닮아간다

 

또 나이를 한살 두살 먹다보니

표현안하던 애틋함을 가끔 표현하기도 한다.

 

요즘은 주변에 싱글들이 많다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 많이 주워듣고

아내나 아이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런것도 깨달을때가 많단다.

 

생전 부엌엔 들어오지도 않더니

요즘은 커피는 항상 자기가 타서준다.

가끔 설것이도 한다.

 

표현이 많고 장난이 많은 나와는 달리

늘 무뚝뚝하던 사람이

이젠 그또한 닮아가는지

가끔 우스개소리도 한다.

 

오래 된다는것은

어쩜 비슷해진다는게 아닐까 싶다.

 

오래된다는것은

말로 안해도 서로 알아주는게 아닐까...

 

오래됨의 안온함이 느껴진

화요일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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