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친구와 저녁약속이 있었다.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이야길 나누고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니
벌써 열한시가 넘었네...
낮에 장에가서
배추랑 김장할 장을 봤었는데
미룰수도 없고...
결국 그시간에 일을 시작했다.
욕조 가득 배추를 절여놓고
그래도 이쁜딸래미가 미리
쪽파랑 다듬고 있어줘서
같이 나머지 준비를 하고
잠자리에 든 시간이 두시 좀 넘겼다.
일요일 아침....
아홉시부터 배추를 한번 뒤집어 놓고
무채를 썰고 파랑 갓이랑 씻어서 썰어놓고
양념 다지고...커피 한잔 마시는데
애들이 일어나기에
빵이랑 우유로 아침을 먹었다.
열시 조금 넘어선가?
젤로 먼저 약올린 나삔늠...
원식이...
나 산에간다~ ㅎㅎㅎ
좀 와서 도와주지 난 힘들어 죽겠는데
넌 산에 놀러가고...흥~
행님 돌아오면 다 일러줄거다~칫~
미리 선약이 되 있어서 어쩔수 없다나?
미안해 하는 친구...뭐 어쩌냐 봐줘야지~ㅋ
아무튼 한시부터 버무리기 시작했다.
배추를 스물다섯포기를 샀는데
왜 이렇게 큰거야...
네쪽으로 잘랐다.
그럼 몇개일까요~~ ㅡㅡ;;
쪽수로 백개다...흐미....
하루종일 속을 넣었다.
난 일에 별로 겁이 없는편이고
또 이쯤은 워낙 순간에 해치웠어서
(몇년전의 이야기다.. 사년정도 친정서 가져다 먹었으니)
첨엔 희희 낙낙 시작했다.
애들이랑 꼭 이렇게 뭔가 큰일할때는
지 아빠 도망가고 없다고 조금 아주조금~
씹기도 하고... 배추 집어먹어가며
이번엔 배추도 무도 너무 달다~ 수다도 떨어가며...
씩씩하게 시작했다.
아랫집 미연엄마도 시댁가고 없고
또 일요일 쉬는날 누굴 부르기도 미안하고
까짓 이쯤이야 하고 얕보기도 했다.
시간이 점점 지나며
아....장난이 아니다....ㅠㅠ
반을 넘게 속을 넣을무렵
오른쪽 어깨에 경련이 왔다.
울 아들놈 얼른 뛰나와서 주물러주고
울 딸래미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보며...
엄마 내가 좀 도와줄까?...
하지만 첨에 애들 시켜보니까
속을 엉망으로 넣기에 아예 포기했었다.
괜찮아 좀 쉬다하자...^^
또 커피한잔...그리고 다시 도전.
결국 여덟시에 모두 마쳤다.
김치 냉장고에 모두 넣고 또 남아서
냉장고에 작은통으로 두개
그리고 베란다에 작은통으로 세개...^^
에고 죽는줄 알았다.
나 늙는거 확실하다 이쯤으로 하루종일
땀뺄줄은 진정 몰랐다.
거실 바닦을 걸레질하며
도저히 저녁준비는 엄두를 내지도 못하겠다.
내 맘만 같음 그냥 잤으면 좋겠는데...
하루종일 빵한쪽과 우유한잔으로
또 김치로만 배를 채운 가여운 내 새끼들은 어쩌랴.
중국집에 전화해서 짜장면과 볶음밥
그리고 탕수육 작은것 하나를 시키고
정말 손끝도 까닥 못하게 피곤한 몸을 일으켜
냉장고에서 맥주 한캔을 꺼내어
벌컥 벌컥 마시고는 딸래미에게 뒷정리
부탁하고 떨어져 버렸다.
김치...이것 일년양식이니 꼭 해야만한다.
울 고집쟁이 식구들 친정에서 가져와 먹을때
매일 식탁에서 타박했다.
난 맛만 좋은데 아니란다.
결국 올해는 다시 내가 하기로 약속했기에
시작한 김장...
이젠 일년동안 김치 절대로 안할거다.
그냥 이걸로 때울거다...
모자르면 친정것 가져다 먹을거다.
맛타령 했다간 누구고 다~ 죽음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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