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엘 다녀왔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뵈러 벼르다 가는길 이었다.
다행히 아들도 동행을 해주고 신랑도 함께,,,
오늘도 출근한 딸아이만 빼고 가족나들이 같은 느낌이었다.
뽀얗게 안개비가 내리는 영동고속도로를 지나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자 말 그대로 한폭의 산수화 같았다.
아니,,, 수채화가 맞으려나?
청풍 산속에 자리잡은 요양병원은 아늑했고 깨끗한 현대시설이
썩 괜찮아 보였다. 그곳에서 어머니는 겨울을 보내셨다.
폐에서 물을 두번이나 빼 내었다고 하며 언제 무슨일이 생길지
걱정스러우니 한번 다녀가란 큰아주버님의 말씀은 어쩌면 장남의
기우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였다.
난 너무 크게 걱정을 했었나보다.
옆구리에 주사바늘 자국만 두어개 있었다. 그곳으로 물을 빼 내었다
하신다 그리고 손등엔 시퍼렇게 링거자국이 남아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었다.
어머닌 보자마자 눈시울을 붉히신다.
아마도 찾아뵙지 않는 며느리가 못내 많이 섭섭했었나보다.
그 섭섭함이 얼굴을 보자 눈물로 터지신듯 보인다.
우리가 도착할 무렵은 점심시간이 한시간쯤 지난 싯점이었는데
식전인 우리를 따라 근처 마을의 식당엘 함께 가시자 하신다.
지난번 시누이가 그곳에서 설렁탕을 사드렸는데 괜찮았다고 하시며,,,
참 엉망인 맛이었다.
무척 시장했던 터인데도 정말 못먹겠다 싶을 정도로 시골 음식점의
식사는 엉망이었다 그런대도 어머닌 설렁탕 한그릇을 밥 반공기 말아
드신다. 그러며 못먹는 우릴 걱정하신다.
큰 걱정을 덜어서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한편 아주버님이 너무 성급한
걱정을 하신게다 싶어 조금 화가 났었다.
저렇게 식사도 잘 하시고 여전하신데 금방이라도 돌아가실것 처럼
늦기전에 뵈라 하신 저의가 뭘까 궁금했었다.
물론 그 궁금증은 어머니와의 대화중 풀렸다.
차마 어이없어 하지도 못했다.
어머님 집을 아주버님 앞으로 해놓고 그것을 통보하기 위한 하나의
절차가 아니었나 싶다. 평소에 정말 눈꼽만큼도 시댁의 도움은 바란적
없었는데 조금치의 욕심도 부려본적 없었는데,,,,
작은 아파트지만 그것을 본인의 앞으로 옮기며 조금 미안하긴 했었는지
이런식으로 서류가 넘어간것을 알린게 되었다.
헛웃음이 나왔다.
결국 이렇게 헤프닝으로 마무리 되는구나,,,,
이젠 정말 위독하시다 해도 어찌 믿을수가 있을까 싶어서,,,,
어찌 되었든 마음을 비우자 했다.
그러니 한결 편안했고 주변 풍경도 다시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노랗게 핀 산수유 생강나무로 빗속에서도 화사한 아름다움으로 내 헛헛한
마음을 채운 나름 뜻깊은 나들이를 마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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