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다섯시를 조금 넘긴시간 딸아이가 들어왔다.
퇴근은 훨씬 전인데 웬일일까?
혹시?
가슴이 아프다.
똑똑치 못하고 늘 한박자 느린 내 딸은 이번에도 아웃이었다.
풀죽어 어깨 축 처지고 제 마음도 쓸쓸하니 속상할텐데
돌아오며 내 눈치까지 살필 생각을 했을텐데 얼마나 걸음이 무거웠을까.
보물인데...
내 자식이라 그럴까? 내 눈에만 보물로 보이는걸까?
영악한 요즘 아이들관 확연히 차이를 보이는 딸아인 성실하다.
꾀 피울줄을 모른다 조금은 눈치가 빨라야 세상을 살아가는게 쉬울텐데
이 무던한 아이는 그저 배운대로 제 신념대로만 행동한다.
게다가 느리기까지 하다.
꾸준히 오래 하는것은 잘 하는데 재빠르게 움직이고 대응하는덴 많이 서툴다.
난 처음 딸아일 사회에 내보내며 많이 고심하고 걱정했었다.
그 고운 마음이 얼마나 상처를 입을까....
학교와는 전혀 다른 집단인 사회에선 학교때처럼 이쁨받기가 쉽지 않을텐데
좀더 영악하고 재빨라야 할텐데...
내 걱정은 현실이 되었고 아이는 일년을 넘기며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주눅들어
한창 피어야 할 이 고운 나이에 시들어가고 있는듯 느껴진다.
많이 속 상했다.
아이의 심정까지 눈에 빤히 보이니 내 답답하고 저린 이 아픔을 풀어놓을수 없었다.
어째야 하는지...
어떻게 저 상처받는 마음을 다독이고 기운내게 해 줄수 있는지 또 하나의 걱정이
늘었다.
울엄마 여섯이나 키우면서 얼마나 애가 탔을까 과연 그 속이 온전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난 겨우 둘인데... 이 둘만으로도 늘 넘치게 고민하고 속 아픈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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