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지나고 있다.
내심 걱정했던 아들은 무사히 수학여행을 마치고 돌아왔고
난 오늘도 흐믓했던 추억속에 묻혀서 하루를 보냈다.
약한 황사가 있었는지 뿌연 하늘은 차분히 가라앉을 여유를 내게 주었다.
화창한 날이 늘 좋기만 하지 않은 것처럼 가끔은 이렇게 대기가 가라앉은
날도 나쁘지만은 않다.
연상작용...
뒷베란다 문을 열다가 매실나무를 보면서 문득 멀리 강릉에 사는 친구를
연상하였고 인터넷을 검색하다 두바이의 새로운 건축물을 보며 다정한
친구를 떠 올렸다.
친구와의 대화도중 옛생각이 나서 그 추억의 순간들을 하나 둘 다시 돌이켜
보았다. 잘 지내고 있겠지? 잘 지내라는 기원은 하면서도 선뜻 전화기의
버튼을 누르진 못한다. 시간 세월이라는 그만큼의 강이 생긴거겠지...
그리움은 말로 다 표현을 하진 못하지만 꼭 표현하지 않더라도 첫사랑의
추억처럼 가슴 한켠에 고이 챙겨넣으며 푸근해졌다.
꽃을 찍던 풍경을 찍던 사람을 찍던지 사진이 가진 매력은 참 크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 놓는 작업이다 사진은...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그때의 사진을 다시 펼쳐보면 그때의 내 마음
내가보는 사물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흡사 타임머신을 타고 그 순간으로
돌아간듯....
때론 반성도 하고 때론 어깨를 두드려 주기도 하면서 점점 나이를 먹어가는
나를 다독인다. 기왕이면 도태 되지않은 나아진 내 모습을 보고싶다.
오늘 그렇게 오후시간을 보냈다.
몇년전의 난 지금의 나와는 또 다른 모습이었다.
조금더 차분하고 조금더 맑은 눈을 가졌던듯 싶다.
교감을 할줄 알았던듯 싶다.
지금의 난...
조금더 자극적인것을 탐하는것 같다.
물론 훨씬 밝아지고 활동적인것은 좋으나 동적으로 변하며 차분히 바라보는
정적인 눈은 흐려진듯 싶다.
혼자만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던 내가 지금은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 늘면서
그때의 그 마음과 눈이 흐려진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바쁘게 살아온 지금의 내가 조금 못마땅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아들은 내가 들려보낸 디카에 아무것도 담지 않고 돌아왔다.
기왕이면 추억과 함께 지금 이 순간의 자신도 함께 담아오길 바랬는데...
사진은 단순히 찍는 작업이 아니라 그때 그 순간 자신의 꿈과 생각도 함께 담는
소중한 체험 이라는걸 아들이 알았으면 했었다.
어쩌면 아들은 디카란 기계가 아닌 제 가슴속에 소중히 담고 돌아왔을지도...
꼭 그랬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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