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늘은,,,

첫사랑

by 동숙 2006. 12. 8.
728x90

 

 


 

내 첫사랑은 아주 맘아픈 사랑이었지.

 

처음 그앨 만나서

설레이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십년도 훨씬 지난 일이 되었네.

 

어제 완표가 올려준 노랠 보면서

또 성희의 추억속의 사람들이란 글을 보면서

문득 첫사랑이 생각나더라.

 

우리가 처음 만난것은

고등학교 일학년 후반이었어

그때 미술반에 있었는데

우리 미술선생님과 그 친구가 다니던 학교의 선생님이

친구인가 선후배인가 뭐 그런사이라서

제자들과 함께 전시회를 보러 가서였던것 같아.

일년뒤에 아주 우연히 길에서 마주쳤었지...

 

옆동네에 살고 있으면서도

학교의 방향이 정 반대여서 였을까?

한번도 마주치질 못했었는데

반가움이 얼마나 크던지...

 

그후엔 하나둘 친구들이 합세하고

동네 분식집이 우리 아지트가 되었단다.

 

늘 그곳엘 가면 하나둘 친구들이 모였었고

자연스럽게 짝이 지어지고 그 친구는 내 짝이 되었었지.

 

여름엔 그애 학교옆에 있는 선정능엘 가서

음악도 듣고 이야기도 나누고

짜장면도 먹었었고...

 

가을엔 동네 뒷산에서 기타도 치고

노래도 부르고...

 

가끔 가까운 야외로 스케치 여행을 하기도.

아~ 놀이터... 놀이터 그네에 앉아

지는해를 바라보며 많은 이야기도 나눴지

 

거의 매일 집에 전화를 해서 한시간가량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던 첫사랑.

 

겨울엔 크리스마스 카드를 만들어서

사거리 백화점앞에서 노점상도 했었고

한 친구가 음악다방의 DJ를 하게되며

자연스럽게 음악다방이 아지트로 변했었지.

 

한번은 음악다방에 모여 있었는데 경찰 단속이 나왔었어.

그때 주인이었던 언니가 뒷문으로 내보내 주려 했었는데

어떻게 알았는지 그쪽으로도 경찰들이 들이닥쳤지.

 

모두 경찰서엘 끌려가서 이젠 죽었다 생각했었는데

연세있으신 높은 계급의 아저씨가 오시더니

그애의 귀를 잡아당기시고 꿀밤을 놓으시더라.

알고보니 그애이 아버지셨던거야...ㅋㅋ

 

많은 추억을 함께 나누며

보냈던 고교시절...

참 멋지고 든든하던 늘 설레게 하던 그친구....

 

그 친구와 헤어지게 된것은

대학교 일학년 중반쯤 이었던것같아.

 

난 대학진학을 안하고 취업을 했었고

그 친구는 원하던 대학엘 가게되었지

거기서 신입생 환영회니 MT니...

그렇게 학교친구들과 어울림이 있었고

그중 어느 친구가 마음에 들었었나봐.

 

조금씩 멀어지던 어느날

거리에서 그애와 그 여자애를 봤지

어깨동무를 하고 맑게 웃으며 지나던 그모습

난 내 자격지심으로 도저히 용납을 할수없었지.

 

헤어지자 말하고

단순히 학교친구일 뿐이라던 그애의 변명

내가 본것은 분명 그게 아니었는데...

그렇게 그애와의 만남이 끝났었지.

 

참 많이 아파했었다.

그나이에 세상이 참 어둡게 보이더라.

가슴에서 피가 철철 흘렀었다면 딱 맞는 표현이었어.

 

낯설은 사회생활을 하며 차즘 그 아픔에서 벗어날수 있었고...

회사 거래처분의 주선으로

지금 우리 신랑을 만나며 점점 잊어갔었지.

 

울 신랑과의 나이차가 많다는것은 알지?

그당시 울 신랑은 결혼적령기 였고 난 육남매

그것도 딸들이 위로 넷인 집의 맏딸이어서

양가의 서두름에 굉장히 일찍 결혼을 하게 되었단다.

 

결혼식을 일주일 앞둔 어느날....

늘 같이 만나던 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동네 포차에 있다고 얼굴보자고...

어쩌면 남자친구들과는 마지막이 될거다 생각하고

포차엘 갔더니 그 친구도 있더라.

 

몇잔의 소주를 마신끝에 하는말이

다시 시작해 보자더라.

 

처음 대학생활 시작하면서 너무 새롭고

활기찬 여학생들과의 만남에

날 잊었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너무 생각이 나더라고 후회가 되더라고

다시 시작해 보자고 하더라.

 

난 참 못되게도 통쾌한 마음이 들더라.

미안한데 나 다음주말에 결혼해~라고 말하고

네게 맞는 사람 어딘가 있을거야 좋은사람 만나렴

하는 인사를 남기고 돌아왔었지.

 

그후 결혼생활을 하면서

그애 학교앞을 지날때

늘 머물던 음악다방을 지날때

친정엘 가서 거리를 걸을때

문득 문득 그애가 생각났었지.

참 묘한 기분으로 남은 그애...내 첫사랑.

 

올 봄에 그애를 만났었다.

내 학교 동창회 사이트에서 내 친구를 만났고

연락처를 알았다고 전화가 왔었단다.

 

만남을 약속하고 얼마나 설레던지

이천쪽에 볼일이 있어 지나는길에

잠시 차한잔 마신 만남이었지만

정말 오랜만에 잊고있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

많이 들뜬 아침을 보냈었지.

 

그렇게 명석해 보이고 샤프하던 그애의 모습

어디에서도 찾아볼수 없었단다.

 

배도 적당히 나오고 머리까지 조금 벗겨진

만약 지금 처음 만났다면 중후하다 느껴질

그애의 모습에서 좀 충격을 받았단다~ㅎ

난 그당시의 그애모습을 그리고 있었었나봐...

 

그래도 위안이 되었다면 기분이 좋았다면

헤어질때 한 그애의 한마디...

 

늘 생각이 났었다 꼭 한번 보고싶었다

별로 변함이 없어 보인다.

편안해 보이고 밝아 보이는 네 모습이 참 고맙다.

가끔 연락하면 한번씩 보자고 하더라.

 

나 그애의 기억속에 편하고 이쁘게 남아있었나봐

참 기분이 좋았단다.

그뒤 그애와의 연락은 하질않았지.

 

추억은 추억으로 남을때 아름답다는걸

그편이 훨씬 멋지다는걸 알았기에...

 

얘들아~

첫사랑은 절대로 만나지 말아라~

추억은 마음속에 있을때 아름다운거야~^^

'오늘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온통 세상이 하얗게 변한 일요일에...  (0) 2006.12.18
입모양이 사랑스러워~  (0) 2006.12.09
어젠 겨울강과 데이트를 했었지  (0) 2006.12.06
며칠간의 잠적.  (0) 2006.12.04
보고싶다.  (0) 2006.12.02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