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향 향긋하고 하늘 파랗던 이쁜날에 울아들 가을 운동회가 열였어~
어린이로선 초등학생으로선 마지막 운동회이기에 아들도 나도 섭섭한 마음이 들었지
점심은 아들이 좋아하는 피자집에 미리 예약을 해두고 딸애랑 둘이 학교엘 갔는데 역시 시골답게 곳곳에 돗자리펴고 할머니 할아버지부터 어린아기들까지 총동원된 가족들 참 정겹더라.
길거리표 음식이랑 음료수랑 장사치들 학교앞에 죽~ 늘어서고 향수젖게하는 동요가 울려퍼지고 만국기 파란하늘 도화지삼아 팔랑팔랑 이쁜그림 그리고 아이들 함성과 웃음이 가득한 가을운동회...
울아들 날 찾아서 눈이 두리번 두리번 아하~ 엄마 저기있네^^ 씩~ 미소짓고 한팔 번쩍 들어 흔들어주더라.
햇빛이 참 좋았어 솜털구름 간간히 흐르는 파란하늘이 참 좋았어
차례대로 아이들 이쁜모습 건강한모습 보여주는데 울아들 육학년 장애물 경주에서 삼등을 했네~ 한덩치하는 울아들 달리기는 잘못하는데 거기다가 요즘 아킬레스건옆에 염증이 생겨서 한동안 압박붕대를 감고 치료받았걸랑.... 근데 이녀석이 삼등을 했네~
손등에 도장을 찍어가지고 나한테 오더니 쓱~ 보여주는거야 자랑스러운게지 ㅎㅎㅎ 잘했네 준영이~ 멋지더라 하고는 꼭 안아줬지.
기다리던 점심시간에 피자집서 피자랑 오븐스파게티랑 콜라랑 한테이블 가득 놓고는 맛있게 먹는 아이들 보며 참 대견하더라.
평소엔 인스턴트라고 또 칼로리 높다고 잘 안사주는 음식인데 모처럼 먹으니 얼마나 맛있겠니... 남은 몇조각은 포장해서 저녁에 먹겠다고 가져왔지~
대게 점심먹이곤 돌아왔걸랑 이번에도 그러려고 했었지 "준영아 엄마 이제 갈게 이따가 집에서 보자~" 그랬더니 울아들 시무룩해지며 "엄마 금방 우리 무용하는데...그것만 보고가지~" 그러는거야... 표정이 넘 시무룩해서 좀 안된생각이 들더라 "언제 하는데? 그럼 무용만 보고 사진찍어주고 갈게~" 금방 표정이 환해지는 아들넘 "금방 할거야~ 엄마 꼭 보고가? 알았지? "
예전엔 내가 눈맞추려해도 애들이랑 노느라 정신없었거든 점심먹고 엄마간다 그러면 용돈만 주고 가라고 그랬거든 근데 이녀석이 이번엔 좀 틀리네...
친구들과 놀다가도 눈으로 날 찾는거야... 그러다 눈맞추면씩~웃고 또 장난치고 .... 계속 눈으론 날 붙잡고 있는데...참 마음이 아리더라.
왜 그럴까...혼자 많이 생각했지. 아마 엄마의 빈자리 때문인것같아. 한동안 내일에 빠져서 놓아둔 엄마의 빈자리가 너무 컷나봐 아이가 뭔가 불안정한듯 보여서 엄마를 찾는 아이가 너무 안타깝더라...요즘 집에서 간식이며 식사를 제대로 챙겨주고 항상 학교 끝나고 집에왔을때 엄마가 있다라는 그것만도 좋았는지 웃음이 많아진 어리광이 더 많아진 아들을 보며 미안함에 애틋해지네.
결국 무용은 맨뒤의 일정이었어. 하루종일 학교에서 서있다가 왔지.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아이한테 마지막 운동회인데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그것으로 난 행복하단다.
이젠 사춘기에 접어들었기에 엄마품에서 벗어나겠지 아마도 마지막 행사이겠지 얼마후엔 엄마가 학교 행사에 찾아오는것 별로 반갑지 않은 저희들끼리의 모임이 더 즐거운 그런 나이가 되겠지
그렇게 품을 떠나는거겠지... 나또한 그렇게 떠나왔었고 또 떠나보내는거겠지. 지금 순간순간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사랑하고 사랑받고 그러면 이담에 우리아이들 사랑가득한 따뜻한 사람으로 자라겠지?
뭘 더 바랄까... 지금 이순간 난 참 행복한 사람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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