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오래전,,,
그러니까 한 십오육년전 있었던 상황이 생각난다.
그 당시 울 친정은 지금의 양평이 아닌 내가 자라고 시집갔던 천호동에 살때였다.
대로변 상가의 이층이 친정이었는데,,,
현관문 열고 계단을 쭈욱 내려오면 대문,
대문을 열면 바로 차들이 쌩쌩 다니는 대로
길가엔 상가들이 주욱 늘어서있고 행인은 늘 몸에 부딧칠 정도의,,,
하루는 동생이 애들 데리고 놀러 왔는데 울 엄니는 내리사랑이 완전 끝판왕이신 분이라
뭔가 맛난것 이쁜것을 사주고 싶어 사거리에 있는 코오롱 상가엘 가신다고 나서셨던 참이다.
아,,, 지금 이 이야긴 나중 엄니한테 전해들은 말,,,ㅎㅎ
아무튼 좋아라 하는 손녀들 신나게 계단을 쭈르륵 내려가 열린 대문으로 그냥 쓍~~~
울 엄니가 뒤를 이어 나가시고 동생이 그 뒤를 따랐단다.
그 순간~~!!!
큰길가에 클락션 소리 빠앙~~ 빵~빵~!!
울엄니는 허옇게 질린 얼굴로 거의 졸도 직전까지.
무슨 소리냐 하면,,,
이 꼬맹이들이 신나 내달리던 속도를 줄이지 못하고 그냥 도로까지 내쳐 뛰쳐나갔던것.
그당시 도로를 지나던 차량들은 이 돌발상황에 얼마나 놀랐을지,,,
다행히 운전경력이 오래되신 택시운전자가 급정거를 하고 뒷차들도 따라 서고,,,
서로 놀란 가슴에 클락션만 빵,,,빵~!!!
천만다행이란게 이때 쓰는말이다.
꼬맹이들은 저희들대로 놀라 얼음 되어 버리고
울 엄니는 겨우 뛰어가 애들을 인도쪽으로 끌어내며 냅다 등짝을 치셨단다.
"할미가 차 무섭다고 뛰지말라고 했어 안했어?"
"으왕~~~~ㅜㅜ"
"이늠들아 차에 치면 어쩔뻔 했어~~~!!!"
엄니도 손녀들도 서로 울음바다.
옆에서 지나던 행인들도 다행이다 클날뻔했다 등등 한마디씩 하였단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엄니를 획 잡아다니며 소릴 지르더란다.
"엄만 애들이 지금 얼마나 놀랐을텐데 등짝을 왜 때리고 소린 왜 질러~~~!!!"
동생이 엄니한테 얼굴 벌개 가지고 펄펄 뛰는데 엄니는 너무도 기막혀 대꾸도 못했단다.
그날 애들은 놀란것 진정시키느라 기응환을 먹이고 그랬다는데
동생의 말 들어보니 자다가 놀라 깨고 울고 놀란 뒤끝이 며칠을 갔다는데,,,
울 엄니는 며칠이 아니라 지금까지 매일은 아니지만 가끔
가슴이 벌렁거리고 눈시울도 붉어지고 마음도 쓸쓸하고 그러신단다.
울 엄니 말씀.
"애라 이년아 나도 너 그렇게 키웠다."
울엄니는 요즘 딸 넷 쭈르륵 낳고 설움받던 끝에 낳은 아들이
마흔넘겨 장가를 안가고 속 썩이더니 마흔둘에 겨우 낳아준,,,
숨가쁘게 기다렸었던 당신의 첫 친손주 그 손주사랑에 푹 빠지셨다.
예전 맏딸인 내가 낳은 첫 손녀를 친정에서 몸조리 하던 그때,
그러니까 한달도 안된 갓난아기를 포대기로 업고 큰길가에 자랑스레 나가 서 계셨던
혹시 지나던 동네사람이나 얼굴만 아는 사람이라도
"아휴 손주예요?"
"그려~ 우리 큰딸이 딸을 낳았어~"
하시며 자랑하셨던 씩씩하고 건강하시던 젊은 할미 셨는데
아들이 낳은 그리도 기다리던 당신의 친손주는 업어주질 못하신다.
다리가 아프셔서,,,
잠깐 업으셨다가도 다리가 너무 아프셔서 곧 내려놓으신다.
문득,,,
치사랑은 어렵지 내리사랑은 한없는데,,,하는 생각을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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