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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10/31 마장터에서 대간령까지 걷기

by 동숙 2020.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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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던 토요일이 다가왔다.

아침 일곱시에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오늘 원래 가기로 했던 영동 월류봉으로 출발을 했다.

네비에 도착지를 입력하니 세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였다.

어쩐지 썩 내키지 않기에 의논끝에 몇년전 친구들과 걸을때 참 좋았던 마장터로 방향을 바꾸기로 했다.

그때 오늘 함께 동행하는 친구는 함께 하지 못했던지라 마장터는 친구에게는 초행지가 되었고 아름답게

단풍이 고운 양평을 지나고 홍천을 지나 인제로 씽씽 달리며 한참 수다도 떨었다.

 

그렇게 마장터길의 시작점 박달나무 매점의 공터로 들어가니 앞선이들이 몇 산행준비를 하고 있었다.

매점의 쥔장께선 부지런히 다가오시더니 청소비 명목의 입장료라고 할까? 오천원을 요구하셔서 건네고

반가운 북설악의 품으로 들어갔다.

 

 

이른시간이라 아직 안개가 피어오르는 마장터길의 초입 커다란 계곡

 

신비로운 모습에 홀딱 반했다.

 

반대편쪽도 담아보고~~

 

뒤돌아 박달나무 매점의 모습도 한장 담았다.

 

아직은 단풍이 남아있는것 같아 반가웠다.

 

건너편 커다란 소의 모습이 멋져서 담으려 조금 더 앞으로 나가보기도 하고,,,

 

바위가 무엇을 닮았을까?

 

내눈엔 멧돼지의 머리 형상으로 보인다.

 

계곡을 건너 이제 마장터길로 들어서는데 예전과 달리 인제천리길이라는 표지판이 서있다.

 

저기 커다란 바위를 징검다리 삼아 건너야 마장터길 아니 인제천리길이 시작된다.

 

커다란 소가 있던 장소를 다시한번 담아보고

 

찔레열매가 붉게 이쁘다.
붉은잎이 너무 고와 담아보고~

 

생강나무의 눈이 잔뜩 부풀어있다.

 

기억속의 길로 들어선다 어쩐지 무지 반갑더라는,,,

 

낙엽으로 인해 길의 흔적이 간혹 흐려지기도 한다.

 

고운 분홍과 주황빛으로 물들던 나뭇잎
비박을 하러 오신듯 배낭의 크기가 압도적이다.

 

우리보다 조금 앞서던 커플이 저만치 보인다.

 

부스럭 소리에 돌아보니 다람쥐가~

 

이제 잠자러 들어가야 하지 않니 다람쥐야?

 

햇빛이 적어 서늘하던 계곡길에 아침햇살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하늘빛도 깨끗하고 아직은 붉은 잎을 매단 나무도 아름답다.

 

 

앞에 오르던 비박을 하려던 산꾼들이 어느새 뒤로 쳐지고 일행을 만나 다시 뒤따라 오는데 이쯤에서 우리는 겉옷을

벗어 배낭에 매달았다.

가을을 예상하고 왔는데 북설악은 이미 겨울로 들어서고 있어서 계곡길의 초입에서 잠깐 보였던 붉은 단풍은 이제

눈에 잘 띄지 않았다.

그래도 깊은 겨울이 아니라 아직도 먹이활동을 하던 작은 다람쥐도 만나고 걷는 도중 땀이 나 겉옷도 벗게 되더라는

그 맑던 계곡물은 지금 떨어진 낙엽에 그 모습을 볼수없었고 간혹 길과 물길이 헛갈리기도 하여 발밑을 잘 살피며

걸어야 하는 순탄한 길이었다. 

 

 

중간중간 인제천리길이라는 표지판이 설치되어 있었다.

 

비틀어 자라는 서어나무의 군락지도 지났다.

 

살짝 오르막을 올라서면 소간령 고개길과 만나게 된다.

 

소간령 서낭당엔 못보던 주황빛의 우편함 같은게 설치되어있더라는...

 

누군가 사과, 배, 귤등 과일과 사탕도 몇개 놓고 무사한 산행을 기원한듯 보인다.

 

소간령을 넘어선 마주치는 낙엽송 군락지

 

삭막한 풍경속에서 멋지게 다가오는 낙엽송의 갈잎

 

단풍이 채 들지 못하고 떨어진 초록잎새들을 보니 밤사이 기온이 꽤 내려가나 보다.

 

길이 굉장히 어수선하다 여름의 태풍 흔적들이 지금도 남아있는듯 보인다.

 

마장터 주민이신듯한 어르신 한분과 마주치고 인사를 했다 매캐한 불냄새가 나는 패딩을 입으셨더라는,,,

 

산책로처럼 아주 편안한 낙엽송길,,,

 

첫번째 오두막을 지나고

 

황매로 보이는 연두빛 덤불사이 오른쪽에 나뭇가지로 길을 막아놓은 마장터

 

두번째 오두막을 지나며,,,

입구에서 3km 정도 들어서면 생각지도 않은 평지가 나온다.

이곳이 설악이 맞아? 라는 생각이 들게 너무도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은 어쩌면 아픈 기억을 품고있는 장소일지도,,,

1970년대 이곳엔 30여 가구의 화전민들이 살았더란다 .  그들은 이곳에서 쫒겨나고 그들이 살던 장소에 낙엽송을

심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는데 아직도 3가구가 산다고 한다.

이러한 사연을 알고 나면 이 멋지던 낙엽송길이 슬픔의 길로 보이기도 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친김에 마장터가 왜 이런 이름으로 불렸을까 궁금해 찾아보니 옛날 대간령 넘어 고성의 어민들과 산골 인제의 

농민들이 물물교환하던 장소였다고 짐을 싣고 오던 말들이 쉬고 사람들이 물건을 교환하던 장터가 있던 장소여서

마장터라고 불렸다고 한다. 

 

 

이국적인 낙엽송길이 꽤 길게 이어진다.

 

저 우체통을 닮은 주황빛의 정체가 뭘까?  혹 구급약같은 약품이 담겨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지금에서야 해본다.

 

친구들과 내려와 잠깐 손을 담갔던 커다란 소

 

앞선 커플을 이곳에서 또 만난다.

 

서어나무 서있는 작은 오르막을 오르며,,,

 

두메부추의 꽃이 아직 매달려 있다.

 

저 계곡을 몇번이나 건넜을까?

 

이곳에서 잠시 쉬며 물도 마시고 풍경도 바라보는데 바람이 꽤 불기 시작한다.

 

가족으로 보이는 네분이 우릴 지나치고~

 

아들로 짐작되는 젊은이의 배낭에 꽃다발이 들어있다.  문득 궁금하더라는,,,

 

물인지 땅인지,,,,ㅋ

 

몇년전 친구들과 왔을때는 이곳을 지났다가 다시 되돌아 갔었던 기억이,,,,

 

쓰러지는 나무는 이유가 있다 왜 뿌리를 밑으로 내리지 않고 옆으로 내렸을까? 

 

이곳은 습지가 있는 평평한 지형이었는데 돌담의 흔적이 보인다.

 

이곳도 집터였던듯 빙 둘러 돌담이 있더라는,,,

 

쓸쓸한 숲에서 유난 초록으로 남아있던 나무한그루~

 

작은 폭포를 만났다.

 

숨이 차는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대간령 고개 정상

고개아래 작은 폭포를 시작으로 숨이 차는 오르막을 올라오는데 하늘이 열리더니 바로 대간령 정상이다.

이곳에서 바다가 보인다는 뒤따라 오던 어르신의 말씀에 바로 찾아보는데 나뭇가지 사이로 겨우 멀리 바다가 보이더라

조금 아쉬웠다.  올라와 오른쪽으로는 마산봉이고 왼쪽으로는 신선봉으로 오르는데 신선봉 쪽으로 조금 올라서면 바다를 더 잘 볼수있다기에 깔딱고개를 헉헉대며 한참을 올랐으나 바다를 조망할 장소가 나오지 않더라는,,,ㅜㅜ

결국 다시 되돌아 내려오며 건너편 병풍바위봉을 바라본 그것으로 만족을 해야했다.

 

 

도원리 방향을 바라보며,,,

 

멀리 바다가 보인다.

 

집에 돌아와 다시 찾아보니 바다에 떠있는 작은 섬이 죽도이고 그 앞은 봉포항이더라는,,,

 

오르막이 심해 오르다 쉬며 앞산의 모습을 담아보았다.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던지,,, 나뭇가지가 동쪽으로 휘어져 있었다.

 

올 마지막 투구꽃이겠지?

 

앞쪽의 산 뒤로 병풍바위봉의 모습이 조망된다.

 

처녀치마가 꽤 많더라는.,,,

 

 

바람이 어찌나 심하게 불던지,,,

조금만 가벼웠으면 날아가지 싶게 바람이 불었다.

산양과 수달 담비가 산다더니 그러지 싶게 북설악은 풍요로운 산이었다.

언제고 저 병풍바위산의 뒤에 있다는 마산봉에 오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을 품어보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왔다.

 

 

 

아까 마주친 청년의 등에 매달려 가던 꽃다발은 저 나무밑에 놓여있었다.

이렇게 깊은 산속까지 연로한 부부가 찾아온것은 아마도 자식이 잠든 자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부모님이라면 쉬이 이곳을 찾아오지 않았을것이고 자식이니까 힘든 산길을 걸어 이곳에 다녀가신게 아닐까 그렇게

부모는 자식의 일엔 어떤 험로도 가리지 않는 존재이니까,,,,

카네이션과 국화로 꾸며진 꽃다발을 다시 한번 바라보고 하산을 시작했다.

 

 

 

사진으로는 느껴지지 않는 가파름,,,ㅋ

참 신기하게도 길이 생겨나 있는 비탈을 내려왔다.

 

 

 

과연 이름이 있을까?

나야 그 이름을 모르니 무명의 폭포라 부르고 싶은 작은 폭포를 다시 만나고 이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점심을 

먹었다.  배는 아까부터 고팠으나 오르막을 오를때 힘이들겠지 싶어 참고 내려와 먹는 점심은 꿀맛이었다는~

 

 

 

왔던길을 되돌아 가는데 지나온 길이 새롭게 느껴지는 경험,,,

그 와중 아마도 아까의 그 꽃다발에서 떨어졌던 카네이션이었지 싶은데 나뭇가지에 저렇게 걸어놓았더라

자꾸만 맘이 아려오고 신경이 쓰이는 꽃이었다.

 

 

 

집터가 있던 돌담을 지나고 습지를 지나고 계곡을 넘으며 걷다보니 마장터가 가까워진다.

 

 

 

올라갈땐 잠잠하더니 내려오는 시간은 바람이 거세다.

나뭇가지의 시그널이 팔랑팔랑 춤을 추더라는,,,

 

 

 

몇년전 친구들과 찾았을때 꽤 넓은 소가 있는 비박지였던 물가쯤에서 만난 여인네 네분~

오를때 못봤는데 여기서 만난것을 보니 아마도 이곳까지 트래킹을 하고 돌아가는듯 하다.

옆을 지나는데 이야기에 빠져 걸음이 늦어 죄송합니다~하며 지나쳤다는~

 

 

늙은 서어나무의 기둥이ㅣ 신비롭다.

 

 

소간령에 다 다랐다.

이미 시간이 꽤 흘러 역광으로 비춰진 소간령의 수호나무의 모습이 멋지더라는,,,

 

 

노루귀의 잎이 이제 제 한해를 마감하고 있다.

 

 

멋진 계곡길을 지나는데 아침의 그 어두침침함이 오후 햇살에 화사하니 표현되었다.

 

 

 

그렇게 계곡길을 걷고 커다란 돌이 놓여있는 징검다리를 건너 주차장으로 나오니 아마도 매점의 댕댕이인듯 싶은

흰둥이가 비박을 위해 텐트를 쳐놓은 장소 앞에서 정신없이 그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라도 얻어먹고 싶어 저러지 싶은데 불러보니 시크하게 한번 쳐다보고 이내 텐트쪽으로 시선을 돌리더라는,,,

 

약12km 정도 걸었다.

아홉시 삼십분쯤 오르기 시작해 세시가 넘어 도착했으니 여섯시간 남짓 걸렸다.

그런데 희안하게 몸 컨디션이 좋은건가 먼길이 전혀 힘들게 느껴지지 않았다 함께 한 친구도 엄청 빨리 걷는다고 

내 걸음에 맞추느라 힘들었노라 하는데 정말 전혀 힘들지 않은 산행이었다.

 

돌아오는길 인제를 지나 홍천쯤 오면서 가을이 남아있었다.

양평은 노란 은행잎이 인상적인 가을이었고 우리동네 퇴촌에 들어서는 영동리 고개를 넘으며 절정의 단풍을 

보았다. 

 

이번주 토요일 무주의 적상산에 가기로 했는데 그곳은 그쪽에선 이름난 단풍산행지라고 하는데 우린 아마도

또 가을의 절정 고운 단풍과 마주하겠지 싶다.  그것으로 올해의 이쁜 가을은 안녕을 고하고 이제 겨울을 준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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