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하루종일 약에 취해 누웠더니 허리가 다 아프다.
그나마 오늘은 괜찮은듯 해서 뒷산에 다녀왔다.
집을 나서는데 유독 안개가 짙었다.
엇그제 마스크를 챙기지 않았던게 생각나서 오늘은 미치 챙겨 마스크를 하니 찬바람이 닫지 않아서
좋았으나 2킬로쯤 가서는 벗고 말았다. 아직은 조금 이른가? 답답한 느낌이 견딜수 없었다.
한적한 숲은 인적이 드물어 나 혼자 걷는 느낌이 참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걷는데 안개속에 웬 사람이 숲을 나뭇가지로 뒤적이고 있었다. 분명 도토리를 줍는
사람이 분명하다 한창 여물어 떨어질때 그렇게도 샅샅이 훝고 줍더니 아직도 저러고 있다. 이제는
산친구들 몫으로 남겨둬도 좋으련만 하는 생각을 하며 지나치는데 이곳이 등산로냐고 묻는다.
그렇다 대답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동네사람은 아닌듯 타지에서 도토리를 주우러 왔는가보다.
또 한참을 걷는데 이번엔 중년의여자 두분이 걸어오고 있다.
한사람은 볼이 발그레하니 숨이 턱에 차 있었는데 아마도 산행이 초행이 아닐까 싶다.
일찍 다녀오시네요 하며 서로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벤치 있는곳에서 한참을 앉았는데 시야가 트이질 않아서 팔당호가 보이질 않는다 조금 답답하긴
했지만 또 한편으론 아늑한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이럴때의 숲은 굉장히 조용하다 나뭇잎에 매달렸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려 깜짝 놀라기 까지 할 정도로 조용하다.
늘 약수터길로 하산을 하는데 오늘은 어쩐지 정자가 보고싶었다.
급한 오르막이라 헉헉대며 오르니 그곳에는 부부가 쉼을 하고 있는중이었다.
뭔가 싸온것을 나눠먹으며 이게 여자들에게 그렇게 좋다네 하는 아저씨의 음성이 애정이 가득 묻어있다.
나도 가끔은 저렇게 산행하고 싶은데 울집 남정네는 산에 가면 산밑에서 올라갔다 오라며 손사레를 치는
정도로 산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꿈같은 이야기지,,,
해협산과 멀리 관산이 안개위로 우뚝 솟아있는 풍경이 너무 새로웠다.
새벽녘 올라오면 어쩌면 저 산위로 솟는 해를 볼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언젠가 한번 꼭 실행해야지
하는 다짐도 했다. 이쪽으로 내려오는길은 비탈이 심하다 몇몇 무덤을 지나는데 양지쪽에 새로 돋은 가을쑥이
연해보여 한줌 따왔다 오후에 튀김가루 입혀 튀겨내면 또 괜찮은 반찬? 주전부리 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
뜯어왔는데 튀김을 해보니 쑥향이 그리 진하지 않다 그래도 고소하니 맛나다고 아이들이 집어먹는다.
맨 끝집의 꼬맹이하고도 눈맞춤을 했다.
이녀석이 꽤 영악해서 이제 내 발걸음 소리를 아는지 집밖으로 후다닥 튀어나와 목줄이 끊어져라 폴짝이며
반가워 한다. 잠깐 앉아서 꼬맹이 머리도 쓰담해주고 내일보자 작별을 했다.
정아네 하우스에 고추는 서리를 맞은것도 아닌데 날이 워낙 추웠던가 다 시들했다.
그래도 그중 성한늠으로 한봉지 따와 반으로 쪼개어 밀가루를 뭍혀서 폭 쪄내 말려뒀다.
겨우내 반찬이 궁할때 기름에 튀겨내어 소금과 설탕으로 간을 하면 맛있는 밑반찬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 오며가며 하나씩 집어먹기도 한다.
저녁이 되니 목이 다시 따끔거리며 기침이 나온다.
봄 캐다 말려놓은 잔대와더덕을 푹 달여서 자주 마셔야지 싶다.
그닥 별 특이한 일이 없이 이렇게 일상이 흘러간다.
내일은 자고 일어나면 감기나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 주말에 친구들과 함께할 양구 두타연 트레킹이 엄청
설레이는데 감기가 그만해줘야 떠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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