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찾아온 토요일 이번 주는 북쪽의 각흘산에 가기로 했다.
여섯 시 만나서 철원으로 향하는데 컴컴한 하늘에 안개까지 자욱해 운전을 하는 친구에게 천천히 가자 특별히 부탁을
했다. 그렇게 철원에 도착하니 하늘이 희뿌옇게 밝아지는데 그래도 안개는 여전해 온통 뿌옇다.
포천을 지나 자등현이라는 고갯길에 작은 주차장이 있었다.
막 여덟시가 지나는 시간이었는데 차가 한 대도 없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등산화를 조여매고 오름길을 시작하는데
이곳으로 오르는 각흘산은 시작부터 오름이 만만치 않았다.
완만한 길을 한동안 올라가다 오름이 시작되면 몸이 어느 정도 풀려 덜 힘든데 시작부터 계단이라니~~ㅋ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서 그렇지 자등현에서 각흘산을 오르는 코스는 그다지 어렵지 않다.
처음의 힘겨움은 어느정도 몸에 열이 오르고 땀을 흘리고 나니 오를만한 정도의 난이도였고 조망은 전혀 없는 코스였다.
정상의 마지막은 늘 그렇듯 힘겹게 올라섰고 그러면서 만난 정상의 조망은 감탄이 나올 정도로 멋졌다.
그동안의 힘겨움은 잠깐 사이에 싹 잊혀지는 마법 같은 풍경이었다.
하산을 이쪽으로 한것은 대단히 잘못한 결정이었다.
시작부터 가파른 경사에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인 낙엽을 보니 사람들이 거의 이용을 하지 않는 길인 듯싶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 뒷산만 하더라도 이 시기에 올라가면 길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낙엽이 폭신한데 오르던 길의
그 말끔함은 군인들의 수고로 인해 누리는 호사였지 싶었다.
트랭글 지도를 살펴보며 계곡을 따라 내려가면 어찌 되었든 밑으로 내려가겠지 하고 다치지 않게 천천히 안전을
살피며 내려가는 수밖에 없었다.
한참을 내려와 졸졸 물소리가 나는 계곡의 상류를 만나고 나니 그제야 마음이 조금 놓이더라는,,,
하산하던 길은 너무 힘들었다.
오름길은 약 2km 내리막길은 약 3.1km쯤 되었는데 시간은 배가 넘게 걸렸다.
사람의 흔적이라고는 내려오며 보았던 무너진 집터가 다였다.
그 대신 사유지라고 팻말이 걸려있었기는 했지만 아무튼 오염될 거리 하나도 없는 깨끗한 지역이어서 그런지 물이 너무 맑고 완전 오지와 같았다.
다 내려와서야 이쪽으로 왜 흔적이 없었는지 알게 된 이유가 아래가 완전 사유지여서 들어올 수 없는 구역이었다.
이곳에서 길로 빠져나가는 게 쉽지 않아 수로 밑으로 들어가 도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갓길로 나와 도로로 올라왔으니
다음에 이곳을 다시 온다면 내리막길은 이코스로는 절대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주차장에 도착해 트랭글을 종료하며 확인하니 약 7.7km 휴식시간 포함 다섯 시간 걸렸다.
내려오는 길이 불편해서 그렇지 다음에 다시 한번 와도 좋을 각흘산으로 기억되겠지 싶다.
멋진 조망을 다시 보고 싶기도 하고 다음번엔 반대편으로 걸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점심시간이 다 되었기에 얼마 전 티브이에서 본 신철원의 콩나물국밥집이 생각나 친구에게 그쪽에 가서 점심을 먹자
하고 찾아갔으나 줄이 너무 길어 시간 안에 밥을 먹긴 할까 싶었다. 결국 재래시장 주차장 앞의 뚝배기집으로 옮겨
청국장을 주문했는데 탁월한 선택이었지 싶다.
담백하고 고소한 청국장도 맛있었지만 나온 반찬들도 많은 양념을 쓰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심심하고 재료의
맛을 살린 고수의 맛집이었다. 나올 때 계산하며 잠깐 본 식당의 한편에 쌓여있던 철원오대쌀을 보니 밥이 왜
그렇게 찰지고 맛있었는지 알겠더라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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